저자: 허재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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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7,200선 돌파 후 상승 탄력 둔화. 미국 10년물 금리가 4.7%대로 올라 5% 돌파 시 증시 브레이크 가능성 언급. 외국인은 소폭 순매수, 퇴직연금 등 개인 ETF 매도가 기관 매도로 잡힘. 엔트로픽 흑자·IPO 기대감 및 솔리다임 나스닥 상장 우려 언급. 하반기 반도체 쏠림은 완화되고 AI 연관 섹터로 확산될 것이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상승 속도는 상반기보다 완만할 것으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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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전날 뉴욕 증시는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반도체 주는 강세를 보였죠. 그 여파로 우리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오름세를 타면서 코스피를 오전 중에 7,200선까지 끌어올렸는데, 상승 탄력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국채 금리 상승 등 매크로 환경이 좋지 않습니다. 증시 전망을 허재원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님과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네, 안녕하십니까. 어제 하루 쉬고 시작한 증시 오전장에는 기세가 참 좋았는데, 오후로 시간이 흐르면서 상승 탄력이 쑥 빠졌습니다. 오늘 무슨 악재가 나타났나요? 미국과 일본 국채 금리 상승이 변수였나요, 아니면 다른 변수가 있었을까요? 국채 금리가 주가 하락의 촉매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만, 기본적으로 코스피가 바닥 대비 20% 이상 올랐습니다. 6, 7월에 주가 급락을 경험했던 투자자 중 일부는 주가가 꽤 회복되자 어느 정도 빠져나가려는 심리가 생겼고, 7,000포인트대에 올라서면서 그 심리가 커졌다고 보입니다. 여기에 국제 유가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분위기를 더 자극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 장기 금리 상승은 꺼림칙합니다. 최근 미국의 소매판매나 고용 같은 경제 지표가 안 좋았는데도, 전쟁 등 이슈 때문에 국채 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장기 금리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는 시장의 경고등이 조금씩 깜빡이고 있다고 해석해야 합니다. 금리 상승은 일반적으로 증시에 악재입니다. 현재 미국 국채 30년물은 5.3%, 10년물은 4.7% 수준까지 올랐는데, 이 정도면 앞으로 증시 상승 탄력을 완전히 누를 수준이라고 봐야 할까요?
아직은 아닙니다. 다만 10년물 금리가 4.8%에서 5%대를 넘어가면 주식시장에 상당한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4.7% 수준은 지난 2~3년 금리 레벨의 상단이긴 하지만, 과거 5%대를 찍은 적이 있어서 아직은 여유가 있습니다. 그래도 4.8%에서 4.9%대로 넘어가면 금리 부담을 훨씬 크게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중동 이슈가 금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인데, 완화될 기미가 지금은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 금리가 아직은 주식시장에 아주 큰 압박 요인은 아닙니다. 미국 CPI 기준 물가는 3.5% 정도이고, 3분기 미국 성장률은 3~4%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10년물 국채 금리가 5% 정도까지는 실물 경제 성장과 함께 갈 수 있는 수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5%를 넘어가면 실물 경제 성장 속도보다 자본 조달 비용이 더 높다는 의미가 되므로, 10년물 5% 돌파는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큽니다.
그러니까 투자자들은 미 10년물 금리가 얼마나 더 오를지 주목해야 하고, 5%가 시장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는 변수가 되겠네요. 빅테크의 AI 투자는 계속되고 있지만 투자 자금 조달이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 정도 금리에 접근하는 것만으로도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의미로 봐야겠네요. 맞습니다. AI 사이클이 엄청난 돈을 장기간 쏟아부어야 하는 구조라서, 자금 조달 비용이 계속 높아지면 투자 속도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습니다. 금리 상승세는 결국 AI, 특히 반도체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 상승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입니다.
오늘 상승세가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매수세가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꼽히는데요. 회복 구간에서 개인들이 팔고 떠나려 한다는 얘기가 있었죠. 매수 주체별로 보면 코스피에서 개인은 조금 사고 있지만, 기관으로 잡히는 금융투자에서 매수와 매도가 많습니다. 네, 맞습니다. 개인이 파는 것이죠. 주로 금융투자 쪽, 특히 ETF를 개인이 팔고 있습니다. ETF 쪽의 특징은 퇴직연금이 많다는 점입니다. 퇴직연금은 오래 자산을 가져가려는 분이 많지만, 변동성을 싫어합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한국 주식시장의 장밋빛 미래나 반도체 기업의 실적 성장을 보고 들어온 돈들 중, 올해 6, 7월 주가 하락으로 상처를 입고 변동성에 지친 분들의 일부가 이번 반등을 틈타 비중을 줄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금융투자 쪽에서 매도세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입니다. 그러니까 퇴직연금 쪽에서 나오는 개인들의 매도가 이어지고, 기관으로 잡히는 숫자 안에 개인 매도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네요. 외국인은 지금 순매수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 장기 금리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오르면 매수세가 매도세로 바뀔 여지가 있을까요?
미국 국채 금리 때문에 미국 증시 자체가 흔들리면 외국인 매수가 들어오기 힘들 것입니다. 다만 아주 급격한 매도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그동안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사지 못하게 막았던 요인 중 하나가 변동성이었는데, 지금은 변동성이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어서 대규모 매도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미국 금리가 계속 높아지면 외국인의 적극적인 한국 주식 매수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지난주 후반에 외국인이 조금씩 공격적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그 연속성은 미국 금리 상승에 따라 흔들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도 대규모 매도세로 돌아설 정도는 아닙니다.
외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게 변동성이라고 하셨는데, 단일 종목 ETF 규제 이후 변동성이 많이 잦아들었으니 개선 분위기로 봐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주가 하락으로 흔들리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7월 말 이후에는 대규모 매도 물량이 많지 않았습니다. 지지난주부터 매수 흐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어서, 매도 압력은 거의 클라이맥스를 지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 국채 금리도 걱정이지만, 우리나라도 금리가 조금씩 올랐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번 기준금리를 올렸고, 다음 주에 금통위가 있죠. 인상이 예정되어 있다고 봐야 할까요? 지난 금통위에서는 연속 인상에 대한 신호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 금통위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반반입니다. 다만 올해 한두 번은 더 올릴 것이라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입니다. 지금 올리면 7월, 8월 연속 인상이 되어 실세 금리인 3년물이나 10년물 상승세는 둔화될 것 같습니다. 반대로 올리지 않으면 9월에 인상 가능성이 높아서 금리 상승세가 9월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오히려 큽니다. 그래서 기준금리를 올리느냐 안 올리느냐와 시장 금리 움직임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우리 시장에서 반도체주가 오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하락세고, SK하이닉스는 강보합인데요.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주에 영향을 줄 뉴스가 하나 나왔습니다. 클로드를 만드는 엔트로픽의 매출이 급증했다고 하던데, 7월 기준 매출이 어느 정도이고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저도 숫자를 보고 놀랐습니다. 연환산 매출 기준으로 1년 사이에 14배가 늘어났습니다.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 있는 엔트로픽이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냈습니다. 이게 주는 의미는, AI 투자는 많이 하지만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느냐는 투자자들의 의심이 많았는데, 엔트로픽은 AI 서비스로 돈을 벌고 흑자를 낸다는 긍정적 신호라는 것입니다. 다만 문제는 IPO 규모가 너무 커지면서 스페이스X 다음으로 시장의 유동성을 또 한 번 빨아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AI 사이클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주식시장 수급 측면에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해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IPO 시점은 10월 중으로 예상되고 있나요?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IPO를 앞두고 투자자가 누구인지도 관심인데, SK그룹의 SK텔레콤이 지분을 조금 가지고 있죠. 수혜를 받을까요? 수혜를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페이스X도 상장 전에 지분 투자를 했던 기업들의 주가가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엔트로픽 투자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큽니다. IPO 규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수록 주가 상승으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SK그룹 관련 얘기를 하나 더 해보겠습니다. 솔리다임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낸드플래시를 만드는 회사로, SK그룹의 손자회사 정도 되는데요. 지금 나스닥 상장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게 SK하이닉스 주주들에게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주주 입장에서는 분명한 악재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그룹의 전략적 측면에서 미국 내 낸드 전문 회사로 키우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사이에 긴장과 괴리가 분명 있습니다. 솔리다임은 인텔이 돈이 안 돼서 버린 회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인수할 때만 해도 적자였는데, 최근 업황이 급격히 좋아지면서 돈을 벌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 있는 회사라 미국 정부도 반도체 투자를 하라는 압박이 있고,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솔리다임을 확장해 미국 내 수요를 끌어당길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솔리다임이 SK하이닉스에는 100% 자회사지만, SK스퀘어와 그 위의 SK 입장에서는 손자, 증손 격의 회사라서 사실상 4중 복상장 구조라는 점입니다. 상장을 하면 하이닉스도 SK스퀘어도 이익의 100%가 잡히지 않고 주주 가치가 희석되는 부작용이 생깁니다. 그래서 주주 입장에서는 절대 호재는 아닙니다. SK하이닉스가 급락한 것도 솔리다임 악재 때문이겠네요. 만약 주주들이 반발하는데도 SK그룹이 나스닥 상장을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을까요? 저는 상당히 조심스러워지거나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정확히 하겠다는 얘기는 아니고, 언론을 통해 던져본 것으로 해석합니다. 계열사들이 이미 투자도 하고 있어서 상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시장 분위기를 먼저 살펴보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시장의 분위기는 지금 빨리 주주환원을 발표하라는 것입니다. 솔리다임 나스닥 상장에 반발이 있다면, 하든 안 하든 그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빨리 주주환원 대책을 발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보면, 샌디스크는 잉여 현금흐름의 9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번 돈의 상당 부분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입니다. 아직 SK그룹은 투자 쪽 이야기를 훨씬 많이 하고 주주환원 쪽 이야기는 덜하다 보니, 일반 투자자들은 실망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조 단위 이익을 가져가고 투자도 많이 하는데 주주 이익은 어디 있냐는 회의감이 들면서, 이번 주가 하락 후 반등 과정에서 삼성전자에 비해 반등세가 덜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반도체와 코스닥의 관계를 묻고 싶습니다. 반도체가 주춤할 때 코스닥이 조금 회복했는데, 오늘 다시 약세입니다. 반도체에 지친 자금이 코스닥으로 가는 움직임이 나올까요? 단기적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실적 측면에서 코스닥의 매력이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거래소 대비 코스닥 비중은 10%도 안 되고, 이익 비중은 2%도 안 됩니다. 많이 빠졌다는 것만으로 코스닥 기업의 주가가 좋아지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코스피와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쉴 때 코스닥이 대체제 역할을 하지만, 대형주가 강할 때는 다시 그쪽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코스닥만의 힘을 형성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시장이 회복세로 이어진다면, 그동안 주도한 것처럼 반도체주가 계속 주도할까요, 아니면 다른 업종으로 자금이 확산될까요?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상반기에 쏠렸다가 투자자들이 변동성을 크게 겪었기 때문에, 하반기는 쏠림보다는 확산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확산되는 것들도 결국 AI 사이클 안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소부장이나 에너지 저장장치 같은 쪽으로 확산되지, 완전히 엉뚱한 섹터로 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회복 강도는 어떻게 보십니까? 상반기보다는 완만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와 내년까지 두 회사의 이익은 대단히 좋겠지만, 최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이익 추정치 상향 비중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하반기에 주가가 좋고 실적도 좋겠지만, 주가 회복 속도는 상반기보다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봅니다.
알겠습니다. 증시 전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허재원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상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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