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조현승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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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은 이란이 협상안을 내고 미국이 거부하는 반복 끝에 막바지로 보이며, 이란 혁명수비대의 재원이 끊겨 종전 가능성이 높다고 봄. 종전 후 유가는 전쟁 전(70달러 초반)으로 복귀하지 않고 80~90달러대로 예상. 미중 관계는 중국이 이란 석유 할인 구매 등에서 타격을 입었고 군사기술 격차도 드러났다고 평가. 금은 5~10년 장기 상승을 전망하며 분산투자와 예비자금 확보를 강조.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어두되 큰 위기는 6개월 내 없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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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예비로 쓸 돈은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돼요. 그러니까 분산해야 돼요. 요즘처럼 변동이 심한 시기에는 어느 한쪽으로 몰아놓으면 안 되고, 저는 반드시 다 분산하라고 말씀드립니다. 일단 저는 금이 장기적으로는 다시 신고가를 뚫고 올라갈 거라고 보는데, 장기라는 건 한 5년에서 10년을 봅니다. 앞으로 상승률이 굉장히 높을 거라고 보고 있어요. 그 가장 큰 이유가 뭐냐면요.
안녕하세요, 부동산 읽어 주는 남자입니다. 오늘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자 경제학 박사이신 조현승 박사님을 모시고 중동 전쟁부터 중국과 한국 경제, 그리고 여러 다른 자산까지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박사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오늘 주식 시장이 아주 폭주하고 있고, 노사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중동 전쟁에 대해서는 주식 시장에서 아무도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아요. 전쟁이 거의 막바지로 가고 있죠?
네. 그런데 아직 전쟁이 끝난 게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박사님이 짚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지금 화해 모드로 가는 건가요?
지금 상황은 물론 돌발 변수가 있어서 100%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지금 흐름으로 보면 이란은 4월 중순 이후 약간 저자세로 나오고 있어요.
상황을 보면, 이란이 협상안을 내고 미국이 거부하고, 이란이 다시 내고 미국이 다시 거부하는 형태가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4월 7일에 이란이 휴전 합의 이후 단계적 개방을 발표했는데, 미국이 수용하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4월 13일에 미국이 역봉쇄를 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막으면서 이란 무역량의 90%가 중단됐어요. 우회 수출로도 있지만 물량이 작습니다. 이란이 그동안 버틸 수 있었던 건 결국 원유 수출 덕분이었고, 그 원유는 주로 중국으로 갔습니다.
반면 이 전쟁을 겪으면서 미국은 오히려 원유와 LNG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석유값이 오르는데, 정유사 입장에서는 해외에 파는 게 더 이익이니 국내로 돌리지 않고 해외로 많이 팔았어요. 또 미국산 원유는 중동산보다 경질류가 많아서 해외로 수출하기 좋습니다. 이란처럼 정부가 수출 통제를 해서 국내로 돌리는 게 아니라, 민간 정유업자들이 해외에서 파는 게 이익이면 다 빠져나가는 구조죠. 그래서 미국 소비자들은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고통을 겪고 있지만, 미국 전체로 보면 상황이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습니다.
5월 2일 로이터와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추가 협상안으로 우라늄 농축 수준을 기존 60%에서 3.7%~7%로 낮추고, 이는 민수용 수준이 됩니다. 그리고 핵사찰을 복원하고 상시화하며, 기존 농축 우라늄을 희석하겠다고 했어요. 미국은 이것도 거절했습니다.
때마침 어제 다시 협상안이 나왔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일격을 가하겠다고 했다가 한 시간 전에 보류하고, 2~3일에서 다음 주 초까지 휴전을 연장해 주겠다고 했어요.
로이터 추측 기사에 따르면 이란 안은 우라늄 농축 제한, 일부 농축 활동 동결이나 축소, 국제원자력기구 감시 확대, 고농축 우라늄 처리 협상 제기,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정도입니다. 완전한 농축 포기까지는 아마 거부했을 거예요.
미국은 여기에 더해 연구용 고농축 중단, 장거리 미사일 제한, 친이란 무장 세력 지원 중단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핵 포기뿐 아니라 중동에서의 군사 활동을 멈추라는 거죠. 장거리 미사일을 제한한다는 건 이란이 주변국에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게 한다는 뜻이고, 결국 지금의 이라크처럼 무력화된 수준까지 가게 된다는 겁니다.
미국이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이란이 계속 수용 환을 대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혁명수비대에 있다고 봅니다. 핵을 포기하고 장거리 미사일까지 포기하면 혁명수비대의 정권 유지 자체가 어려워지니까요. 그래서 계속 타협안을 제시하는 거죠.
호르무즈 해협이 역봉쇄되면 혁명수비대의 운영 자금이 끊깁니다. 혁명수비대는 정부 예산보다 자체 기업 운영 수입으로 굴러가거든요. 금융, 석유, 건설, 정보통신 등 부대별로 기업을 운영하는데, 석유 수출이 막히면 운영 자금이 나오지 않아요. 군인 월급을 못 주는 상황이 오면 군대 유지가 안 됩니다. 그러니 지금 이란은 전에는 상상도 못 할 조건을 계속 제시하고 있는데, 미국은 그것조차 거부하고 있는 겁니다.
전세가 완전히 역전된 거네요. 처음에 호르무즈를 막았을 때는 미국이 쩔쩔맨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네요.
그렇죠. 외신을 보면 미국이 쩔쩔맨다는 식으로는 나오지 않았어요. 국내에서도 몇몇 그런 보도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미국과 이란의 군사력 격차는 워낙 큽니다. 미국은 최소한의 희생으로, 지상군 투입 없이 이란을 굴복시키겠다는 거죠.
물론 최종 타협 때는 이란의 체면을 살려 주려고 어느 쪽이 이겼다는 식으로 항복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을 겁니다. 미국이 복구를 지원하고, 나토 등에서도 이란 복구와 경제 지원을 하면서 서로 타협하는 형태로 나오겠죠. 하지만 실질적으로 보면, 이란이 이렇게 되면 혁명수비대가 굉장히 위태로워질 겁니다. 신정 정치에 반대하는 세력이 원래도 많았는데, 이런 식으로 타협이 끝나면 혁명수비대가 지금처럼 신정 정치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제 예상으로는 4월 13일 역봉쇄 때 4월 말에서 5월 초쯤 종전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예상보다는 길어졌어요. 이란이 그래도 많이 버틴 건데, 이제는 한계에 온 것 같습니다.
언론에서는 트럼프와 시진핑이 만나 특별히 나온 게 없다는 식으로 보도했는데, 오히려 미국이 더 급한 상황이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제발 여기서 합의합시다" 정도라고요.
사실 상황은 그렇습니다. 원론적으로 더 이상 싸우지 않겠다는 말만 했고, 의미 없는 화해 제스처에 가까웠어요. 중국도 이란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을 잘 안 합니다. 미국에 뭐라고 말하지 않는 걸 보면, 이란의 강한 우방인 중국도 "우리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셈입니다. 이란 입장에서는 더 고립무원이 된 거죠.
그러면 지금 역동세여서 원유 가격도 높은 상태라고 봐야 하나요? 합의만 되면 우리가 걱정했던 물가 인상이나 금리 상승은 금방 해소되는 건가요?
종전이 되면 지금보다는 유가가 많이 내려가겠지만, 전쟁 이전 수준으로는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전쟁 이전 두바이유가는 70달러 초반이었는데, 그 수준으로는 못 돌아가요. 전쟁이 끝나도 혁명수비대가 완전히 통제되는 게 아니고, 부분적으로 어딘가에서 돈줄을 확보해 석유를 팔거나 하면서 간헐적 테러나 해협에 대한 위협이 계속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일시적 물류 지연이나 보험료 인상이 반드시 따라옵니다. 그래서 저는 70달러 선까지는 안 내려오고, 80~90달러 정도 선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봉쇄가 조금만 더 길어지면 원유 생산 차질이 생기고, 원상 복구에 시간이 오래 걸려 물가가 급등할 거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데드라인이 얼마 안 남았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전에 협상이 끝난다고 보시나요?
단정은 못 하겠습니다. 이런 건 변수가 많아서요. 다만 이게 6개월 이상 지속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지금도 합의해도 그만인데 더 내놓으라고 하는 수준이니까요. 아마 조만간 끝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에 "4주에서 6주"라고 했는데, 그건 트럼프 특유의 화법이에요. 4~6주라고 하면 8~9주, 8~10주 걸린다고 보면 됩니다. 실제로 지금 10주가 넘었죠. 원래 전쟁은 계획대로 착착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고, 진행되면서 계속 플랜B가 나옵니다. 지금 역봉쇄 이후 이란이 한계점에 다다른 게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이 거절한 안만 봐도 이란 입장에서는 거의 다 내려놓는 수준인데, 결국 이란에 더 불리한 합의로 결론이 난다면 이란 경제는 사실상 붕괴 수준이라고 봐야 하나요?
오히려 경제는 제재가 완화되고 복구 지원이 들어올 겁니다. 나토든 미국이 중심이 되든, 전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복구 지원이 들어갈 테니 경제 자체는 지금보다 숨통이 트일 거예요. 다만 이란이 중동에서 가졌던 지위, 국제적 지위, 군사적 파워는 악화됩니다.
그러면 이스라엘이나 사우디처럼 이란과 척을 지고 있던 곳들은 이 정도면 만족하고, 사실상 이란의 위협이 없어졌다고 봐도 될까요?
이건 2024년에 이미 나온 이야기와 연결됩니다. 트럼프 1기 때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오브라이언이라는 분이 《포린 어페어스》에 칼럼을 썼는데, 그때 파장이 꽤 있었어요. "힘을 통한 평화"라는 글인데, 지역을 중국, 유럽, 중동으로 나눠 미국의 국가안보 전략을 설명합니다. 중국은 미국이 모든 힘을 동원해 상대해야 할 가장 강력한 적이고, 유럽에 대해서는 나토가 무장할 능력이 있는데 미국 지원에만 기대고 있으니 스스로 방위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어요. 중동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하되, 이스라엘 혼자서는 통제가 안 되니 미국이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작년쯤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평화 협정이 거의 맺어질 뻔했는데,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깨졌습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전쟁 중인데 이슬람 세계의 맹주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맺으면 명분이 없어지니까요.
이스라엘과 사우디가 평화 협정을 맺으면 이란은 중동에서 완전히 고립됩니다. 그래서 이란이 하마스를 지원하며 이걸 막으려 했던 것이고요. 그런데 지금 이란 전쟁으로 이란의 군사력이 크게 약화됐고, 이라크도 과거와 달리 거의 힘을 못 쓰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러니 중동에서 힘을 쓸 수 있는 나라는 이스라엘과 사우디뿐이에요. 미국이 이 둘의 평화를 중재하는 역할을 하면 중동 평화를 유지하는 그림이 되는 겁니다.
사우디가 미국에 결코 우호적인 나라는 아니지만, 사우디는 대화와 논리적 협상이 가능한 나라입니다. 이란이 핵을 무장하면 통제 불가능한 위협이 되지만, 사우디·이스라엘 평화 협정으로 아슬아슬한 평화를 유지하면 통제 가능한 불안 정도로 줄어듭니다. 미국의 중동 전략은 이미 2024년 8월에 공개적으로 선언된 것이고, 민주당도 국가 전략은 비슷합니다.
그러면 결국 이란의 혁명수비대가 기득권을 지키는 게 최후 방어선이 될 텐데, 일부 핵을 포기하더라도 혁명수비대가 남아 있으면 미국 입장에서 불안 요소가 됩니다. 그러니 이번 협상에서 아예 끝을 내겠다는 거네요?
그렇죠.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휴전하면 가장 반발하는 게 카타르 같은 나라들입니다. 미국이 이번 전쟁에서 이란의 군사력을 약화시켜 놓고 떠나면, 앞으로 중동 평화 질서를 지켜야 할 숙제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에게 넘어가거든요. 그러니 둘은 "우리 숙제를 덜어 달라, 이란을 더 약화시켜 달라"는 입장이 되는 겁니다. 평화 협정이 맺어지고 제재가 풀려 복구 지원이 들어올 때, 과거처럼 혁명수비대가 이란의 돈줄을 확실히 쥘 수 있을지는 사실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면 주둔군도 없는 상태에서, 사실상 국가를 장악했던 조직이 알아서 와해되나요? 돈줄이 끊기면 마지막 발버둥으로 테러를 하지 않을까요?
그런 혼란이 일시적으로는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건 단기간에 끝나는 휘발성 같은 거예요. 그러고 나면 여전히 불안정하지만, 지금보다는 위험 수준이 훨씬 낮아진 상태에서 중동이 유지될 수 있을 겁니다.
채널 시청자 중에 재테크를 좋아하는 분이 많으니 묻겠습니다. 한국이 중동 의존 원유 수입을 다변화하는 게 국가 전략으로 채택되나요? 아니면 미국산을 가져오는 것도 쉽지 않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중장기적으로는 당연히 다변화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중동 의존도가 굉장히 높아요. 가장 큰 이유는 중동산이 더 싸기도 하지만, 지역마다 나오는 석유의 성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중동산은 주로 중질류이고, 미국산은 경질류가 많습니다. 중동산은 중질에 황 성분도 많아요. 그래서 우리나라 정유, 석유화학 설비는 중동산에 특화돼 있습니다. 경질유를 가져와도 못 쓰는 건 아니지만 효율이 굉장히 떨어지고, 일부 설비를 멈춰야 하며, 나프타 등 생산 비율도 달라집니다.
그러니 중동산 비율이 어느 정도 높은 건 유지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신규 증설이나 공장 신설에서는 다변화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효율만이 아니라 안보도 같이 들어가요. "경제 안보"라는 말이 이제 아주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데, 과거에는 거의 안 쓰던 말이죠. 중장기적으로 다변화는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그러면 정유 시설의 신규 발주 같은 것도 나올 수 있겠네요.
당장은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이란 재건 관련 기업들도 기회를 볼 수 있어요. 한국은 이란과 완전히 척을 진 나라가 아니니, 재건에 우리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중동에서 미사일로 타격 입은 설비를 고치러 가야 할 일도 생기고요. 우리나라 건설이 워낙 강하니 많이 진출하겠지만, 가장 큰 기회는 아무래도 미국 쪽에 주어질 겁니다. 그래도 한국 건설이 약하지 않으니 기회는 많이 올 거예요.
큰 틀에서 중동발 물가 상승 요인이 없어진 건 아니겠지만, 세간에서 걱정하는 것처럼 금리를 급격히 올려야 할 정도의 물가 급등이 올 것 같지는 않다고 봐야 할까요?
어느 정도까지는 있겠지만 정도의 차이입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아요. 올해 안에 미국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있지만, 과거 오일쇼크처럼 장기간 심각하게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닐 걸로 봅니다.
그러면 전쟁이 마무리되면 중동의 한동안 시끄러웠던 분쟁은 가라앉는다고 봐야 하나요?
가라앉죠. 다만 전쟁 이전 수준으로는 못 돌아가고, 그 중간에서 새로운 노멀이 만들어질 겁니다. 이란이 하마스 같은 세력을 뒤에서 지원하던 것들이 끊기면, 어쨌든 현 상태로 고착되면서 조금은 나아질 겁니다. 주식 시장이나 자산 시장 전반에는 좋아지는 거라고 봐야겠죠. 그렇게 길게 남지는 않았다는 것도 그렇고요.
일시적으로 휴전이 되면 모든 자산 시장이 한 번 점프할 겁니다. 다만 그 이후에 다시 소요가 나타나면 변동성은 커지겠죠. 휴전이 된다고 중동의 불안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라서 항상 위험은 어느 정도 남아 있습니다.
과거 이라크 때와 지금은 미국의 전략이 많이 다릅니다. 그때는 이라크에 들어가 친미 정권이나 민주주의 정권을 세우는 게 미국의 기조였고, 아프가니스탄도 그랬죠. 지금은 전략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그때처럼 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란도 무력화시켜 놓고 나온다고 했지만, 무기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니 산발적인 공격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어요. 그러니 투자할 때 그 점을 감안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갑자기 유조선에 미사일이 날아갈 수도 있으니 그건 알 수 없다는 거죠. 다만 큰 미사일을 쏘기는 어려울 겁니다. 요즘은 발사 전 예열 단계를 AI가 감지해서 바로 타격할 수 있어서, 대규모 타격은 어렵고 소규모 테러 비슷한 형태로 나올 수는 있습니다. 대세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는 정도에서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이란 전쟁으로 미국이 오히려 이득을 얻었다는 얘기도 있고, 반대로 중국이 예상치 못한 타격을 입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전반적으로 중동 리스크가 높아요. 한국만이 아니라 대만, 일본, 중국 모두 중동산 석유를 많이 쓰기 때문에 타격이 큽니다. 그중에서도 중국이 더 큰데, 그동안 이란 석유를 할인된 가격으로 사 왔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시세보다 10~20% 이상 싸게 들여왔어요.
어떻게 들여왔느냐면, 이른바 '그림자 선단'을 통해서입니다. 중국의 대형 국영기업(CNPC 같은 곳)은 안 들어가고, 대신 작은 민영 정유사들인 '티팟'이 이 거래를 했어요. 이들이 공해상에서 환적하거나 제3국에서 받아오고, 원산지를 인도네시아산이나 말레이시아산으로 둔갑시켜 중국으로 들여왔습니다. 그렇게 10~20% 싸게 가져왔던 거죠.
전쟁이 끝나고 제재가 풀리면 이란이 싸게 팔 이유가 없습니다. 그동안은 중국 말고는 살 곳이 없으니 할인해서 팔 수 있었는데, 이제는 누구에게나 팔 수 있으니 할인할 필요가 없어요. 게다가 앞으로는 이란 석유가 어디로 팔리는지 투명하게 감시받게 될 겁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대형 금융기관인 테자라트은행 산하 환전소가 홍콩과 중국 내 66개 유령법인을 통해 위안화를 달러나 유로로 환전해 가져온 사실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중국이 이란에 상당한 자금을 지원했다는 뜻이에요. 중국은 그냥 줄 리가 없고, 사회 기반시설 건설 지원 같은 교환 거래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길이 다 막히는 거죠.
그러면 중국 입장에서는 원유를 비싸게 사 오는 것도 타격이고, 중국과 이란의 관계도 안 좋아진다고 봐야 하나요?
반드시 나빠진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예전처럼 밀월 관계가 되기는 어려울 겁니다. 이번에 중국이 이란을 공식적으로 편들어 준 것도 아니었죠. 뒤로는 어느 정도 지원했을지 모르지만, 공식적으로는 서로 거리를 두는 느낌이었으니 이란이 실망했을 수는 있습니다. 감정적으로는 그런 면이 있겠죠.
게다가 이란이 많이 쓴 중국산 무기가 이번에 성능이 별로라는 게 드러나서 중국도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도 중국산 장비가 쓰였고, 마두로 대통령은 화웨이폰을 썼는데 미국이 해킹을 못 한다고 했죠.
그리고 중국에서 최근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중국 공정원과 과학원에는 '원사'라는 최고 명예직이 있는데, 최고 과학자와 공학자에게 수여되는 종신 명예직입니다. 그런데 이 원사 중 세 명이 공정원 홈페이지 명단에서 갑자기 사라졌어요. 자오신 전 중국공정원 부원장, 레이더 전문가 우만칭, 미사일 전문가 웨이인입니다. 또 과학원에서는 핵실험기지 사령관이었던 류궈저우, 중국 첫 스텔스기를 개발해 중국의 영웅으로 불렸던 양웨이도 사라졌다고 합니다. 부패 혐의 얘기도 있는데, 현재의 중국 군사과학 시스템이 미국과의 격차 때문에 한계가 있으니 완전히 뒤바꿔야 한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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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2~4부에서 금값 전망과 자산 전략이 다뤄집니다.)*
그 아마 중국에서는 지금 이것을 공식적으로는 보도하지 않지만, 상당히 이런 부분에 대해서 물가리(?)를 하고 있다는 정황이 보입니다. 저희도 약간 자신감을 가졌었는데, 이번에 무기 체계가 이렇게 확 뚫리는 걸 보면서 "이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중국은 워낙 돈이 많고 인력도 많습니다. 그래서 투입을 크게 하면 딥시크처럼 정말 뛰어난 성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미국은 가만히 있느냐는 거죠. 미국도 그만큼 투자하고 발전합니다. 체제 경쟁 속에서 격차가 한동안 좁혀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2018년 IMF 보고서는 2030년쯤 중국이 GDP에서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중국과 미국의 GDP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졌습니다. 군사 기술도 이번에 드러났듯이 아직은 미국과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상당한 불안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고, 시진핑 주석도 그럴 것입니다.
중국은 수출 중심 국가이고,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친중 국가들도 불안 요소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란이 저렇게 버려지는 걸 보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중국 경제에도 악영향이 올 것으로 봐야 할까요?
원유 가격은 분명 부담이 될 것입니다. 지금 세계 경제 전체가 조금씩 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하나의 공급망 아래 가장 효율적인 경제를 구축하던 시대가 아니라, 이제 공급망이 미국권과 중국권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그러면 전체적으로 비용이 조금씩 상승하고, 수출길도 점점 막히게 됩니다. 중국이 여전히 수출을 많이 하고 있지만, 그 수출이 건전한 방식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내수부터 보면, 작년 성장률 5%도 실제로는 그보다 낮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고, 올해는 그보다 0.5%p 정도 더 낮은 수준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수출은 사상 최대치인데 성장률은 계속 떨어진다는 것은 내수가 그만큼 더 침체된다는 뜻입니다. 수출 가격 지수는 27개월 연속 하락했고, 최근 기술적 반등이 있었지만 이것도 하락 폭이 워낙 컸던 데 따른 것입니다. 이는 결국 덤핑이고, 인건비를 쥐어짜서 가격을 낮춘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로써 내수가 얼마나 위축됐는지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특이합니다. 우리나라였다면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사회적 폭동도 일어났을 텐데, 중국은 그래도 일을 하고 사회적으로 큰 폭동도 없습니다. 이 체제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공산주의도 자본주의도 아닌 이상한 시스템이고, 개인의 희생을 바탕으로 국가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제 얘기가 아니라 중국 공산당이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입니다. 특색 있는 사회주의를 설명하는 두꺼운 책자에서도 개인의 자유나 인권이 부분적으로 희생될 수 있다고 하면서, 국가 위상을 높이고 첨단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다 같이 조금씩 희생하자는 구호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애국심을 고취해서 버티자는 것이죠.
이 방식이 언제까지 갈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중국이 갑자기 파산하거나 망할 일은 없습니다. 다만 세계 최고 강대국이 되려는 욕심은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도 초조함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미국과의 격차가 벌어지는 분야가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이니, 여기에 역량을 모두 투입하며 버텨보자는 것이죠.
실제로 AI는 딥시크처럼 놀라운 성과를 냈고, 배터리는 품질이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왔습니다. 반면 반도체는 국가 역량을 총집결했지만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결국 미국의 견제 때문입니다. EUV 장비를 도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최선단 공정에서 따라잡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AI도 엔비디아 GPU 공급을 계속 끊으면 비슷한 문제에 부딪힙니다. 중국은 다른 방식으로 했다고 하지만, 딥시크도 고효율이긴 해도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로봇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니트리 같은 회사의 로봇이 군무를 추고 마라톤까지 하는 모습은 내구성 면에서 대단합니다. 하지만 그건 프로그래밍된 대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처럼 산업 현장에서 스스로 센싱하고 물체를 구분해 색깔별로 맞추는 능력은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육체적 능력은 좋은데 머리가 안 되는 것입니다. 로봇 전문가들을 만나 얘기해 보니, GPU가 부족하고 공장에서 쓸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AI와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는 것이 제조업 국가에서 일자리를 없애는 것과 상충되지 않느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중국은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사람을 쓰는 것이 로봇을 쓰는 것보다 저렴합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로봇 활용이 확대되는 데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중국이 전기차 등 첨단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아직 선도적인 제품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추격자로서는 굉장히 성공적이지만, 많은 인민의 희생을 바탕으로 국가가 투입해서 추격한 것이고, 추격에서 끝나고 추월은 못 했습니다.
따라서 미국과 체제 경쟁을 통해 앞서겠다는 목표는 점점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중국이 포기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계속 추구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곧 망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그런 일은 없습니다. 다만 현재 방식으로 가는 과정에서 시스템이 한 번 브레이크가 걸리고 지연되면서 미국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수가 안 좋다 보니 청년 취업률도 매우 좋지 않고, 배달 같은 분야도 경쟁이 극심합니다. 이를 정치 체제가 누르고 있는 셈입니다. 중국의 공식 청년 실업률 통계는 유럽과 큰 차이가 없게 나오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통계가 중간에 중단됐다가 다시 나오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내수 침체는 상당히 심각합니다. 중국은 뛰어난 성과도 나오고 있지만 불안 요소도 함께 커지고 있는 사회입니다. 미국을 쫓아가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전쟁을 통해 중국의 방위산업이 미국과 격차가 크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중국 내부에서도 자기 강점과 약점이 뚜렷해졌습니다. 제조업 능력과 저가 대량 수출 능력은 분명 대단합니다. 하지만 저는 불안 요소가 더 크다고 봅니다. 최대한 미국을 따라잡으려 하겠지만, 어느 순간 포기하게 될 상황도 올 수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살아 있는 한 포기할 리는 없다고 보지만, 만약 그가 실각하거나 유고가 생긴다면 중국이 민주주의로 갈 가능성은 낮습니다. 오히려 집단지도 체제가 오면서 권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더 강경한 자세를 취할 수 있습니다. 내부 결집을 위해 외부 갈등을 더 강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대만을 무모하게 공격할 수도 있고, 이는 세계 정세에 더 큰 불안을 줄 수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와 이란 문제도 미국이 중국의 에너지 공급을 견제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중국은 최대 원유 수입국인데, 미국이 통제하지 못하는 산유국들을 이번에 타격한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미국이 이것을 얼마나 계산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충분히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추격 속도가 다소 늦어지는 것이 분명합니다.
이번에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 회담에서 중국의 위상이 대단해졌다는 보도가 많았고, 스트롱맨 트럼프가 시진핑 앞에서 강하게 나오지 못했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중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맞고, 정세가 어려울수록 캐스팅 보트를 쥘 힘도 강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기분이 좋아진 정도일 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적당히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것이고, 실질적으로 중국에 도움이 된 것은 거의 없습니다. 두 나라 모두 선언적인 얘기만 하고 형식적으로 만난 정도입니다.
결국 중국은 많이 성장하고 국제적 위상도 높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앞으로 체제 경쟁이 가속화될수록 두 나라 모두 힘들고, 전 세계가 함께 힘들어질 것입니다. 미중 분쟁이 약화될 일은 당분간 없다고 봅니다.
중국 경제가 위축되면 우리나라에도 좋을 것이 없습니다. 중국과의 무역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부 전략 산업에서는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반도체입니다. 미국의 견제가 없었다면 중국이 우리 반도체를 뛰어넘지는 못하더라도 같은 수준까지 올라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은 EUV 장비 수출을 철저히 통제했고, 이는 정권과 관계없이 바이든 행정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EUV 없이도 멀티 패터닝으로 만들 수는 있지만, 비용이 높아지고 수율이 크게 떨어져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TSMC가 크게 성장한 것도 EUV를 가장 먼저 들여온 덕분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 반도체는 성장하지 못했고, 우리나라가 현재의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배터리도 북미 시장이 사실상 중국에 차단되면서 우리나라 배터리와 전기차가 미국 시장에 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조선도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좋았다면 중국 조선소가 미국 군함 건조에 많이 참여했을 것입니다. 지금은 중국을 배제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기회가 오고 있습니다. 원전도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이지만, 미국과 동맹국 시장에서는 중국 기술이 들어올 여지가 사실상 없습니다. 방산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 업종들을 합치면 코스피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코스피가 많이 오르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바이오도 중국에서 만든 복제약 등이 미국에서 차단되고 있어 우리에게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많이 올랐지만 종목별로 보면 오르지 않은 종목이 많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원자력 관련주, 조선·방산 등 코스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이 오르면, 다른 종목이 떨어져도 지수는 쑥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 상황은 이런 식으로 보셔야 합니다.
결국 미국이 중국을 견제해 주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 어부지리를 얻고 있는 셈입니다. 유럽은 그렇게 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이 중국을 철저히 배제하며 동맹 간 블록이 형성될 때 우리나라가 수혜를 받은 가장 큰 이유는 제조업 경쟁력입니다. 유럽이 잃어버린 제조업 경쟁력을 우리는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천운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운도 실력이 있어야 잡을 수 있으니 우리의 실력이 있었기에 이 운도 잡은 것입니다.
반대로 한국 경제가 반도체만 좋고 나머지는 나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내수, 경제성장률, 잠재성장률이 모두 좋지 않다는 얘기도 계속 나옵니다. 원화 환율이 다시 1,500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환율이 이렇게 오른 것은 작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M2 기준 통화량 증가율이 OECD 주요국 중 가장 빨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이번 전쟁이 터졌습니다.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높고 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타격이 큽니다. 우리나라는 환율이 이미 많이 오른 상황에서 충격까지 받아 더 크게 올랐습니다.
이제는 통화량을 줄이고 원화 공급을 줄여서 달러 수요를 줄이고 원화 수요를 높여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금리가 다른 나라보다 높으면 원화 수요가 늘어 환율이 내려갈 수 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기도 어렵습니다. 전쟁이 끝나면 환율이 지금보다는 내려가겠지만, 전쟁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하는 것은 당분간 어렵다고 봅니다. 정부도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돈을 계속 풀고 있어서, 과거 1,300원, 1,200원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1~2년 안에는 어렵다고 봅니다.
최근에는 미국 주식 투자 등 해외 자산을 사려는 움직임이 많아져서 자산의 국외 유출 트렌드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학개미의 영향은 부분적이라고 봅니다. 근본적으로는 통화량이 많이 풀린 상태에서 금리 차이와 국제 정세가 합쳐진 것이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통화량 증가가 가장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삼성전자가 수백조 원을 벌고 하이닉스와 합치면 400~500조 원을 번다고 하니, 달러가 국내로 들어와 환율이 내려가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합니다. 물론 들어오기도 하지만 100%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해외 투자도 많이 하고, 여러 경로로 빠져나가는 돈도 많습니다. 현재 자금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기도 어렵습니다. 기업의 영업이익이 수십 조, 40조 원이 넘는다고 해도 그 돈이 그대로 국내로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상당 부분이 외국에 투자됩니다.
내수가 안 좋다는 것은 시청자분들이 가장 피부로 느끼는 부분입니다. 주변 식당이 폐업하는 것이 가장 걱정되실 것입니다. 반대로 중국과 경쟁하는 몇몇 업종은 상대적 우위를 누리며 영업이익률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낙수효과로 내수가 활성화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삼성전자가 상여금을 몇억씩 준다고 하는데, 이것이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낙수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우리 기업이 다국적화되었습니다. 기업이 돈을 번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국내로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또한 요즘 돈을 버는 업종들은 과거처럼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업종이 아닙니다. 반도체가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낙수효과가 있긴 하지만 크지는 않습니다.
내수침체의 근본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자영업에 특히 큰 영향을 준 것입니다. 첫째, 코로나 이후 문화가 상당히 바뀌었습니다. 외식 문화가 줄었고, 특히 회식이 없어진 것이 자영업에는 큰 타격이었습니다. 둘째, 온라인 거래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식재료도 새벽 배송으로 받고, 옷이나 전자제품도 예전에는 나가서 샀지만 이제는 온라인으로 삽니다. 예전에는 쇼핑하러 나가서 밥도 먹고 여러 소비가 함께 일어났는데, 이런 소비가 상당히 줄었습니다. 낙수효과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문화가 바뀐 것이 자영업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자영업 비율은 약 20%에 가깝습니다. 이것은 구조적 문제이므로 개선의 여지가 크지 않다고 봐야 합니다. 기존 자영업은 갑자기 망하지는 않겠지만 서서히 위축될 것입니다. 사람들을 밖으로 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지 않는다면, 비중은 조금씩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의 여행수지가 늘 적자였는데 이번에 흑자가 됐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K컬처 때문에 외국인이 많이 오는 것일까요? 서비스업이나 국내 여행 등으로 내수가 살아날 가능성은 너무 작은 걸까요?
시장 규모가 국가를 끌고 갈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자영업에는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자영업이 과거 방식으로는 잘 안 되는 만큼, 융합을 통해 즐길거리를 찾아내야 합니다. 저는 지금 틀이 바뀌고 있는 중이라고 봅니다.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구매하더라도 밖에 나가서 즐기고 싶은 욕구는 있습니다. 어떤 모델이 나올지 지금은 예상하기 어렵지만, 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특색 있고 규모가 크며 잘하는 곳은 돈을 많이 버는 반면, 동네 장사를 하던 곳은 많이 망하고 있습니다. 과장된 얘기지만, 요즘 오프라인에서 잘되는 곳은 올리브영과 다이소밖에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이 많이 위축되고 있는 와중에도 잘되는 곳은 여전히 잘됩니다. 따라서 사람들을 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모델이 계속 나와야 합니다. 지금 상태로는 당장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조금씩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지금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내수 시장에서 직업을 가지고 무언가를 하고 계신 분들이 힘드니까, 정부도 돈을 풀고 이런 것들을 하는데요. 그러면 당연히 반대급부로 부채가 늘어나는 거니까, 나중에는 부채 상환이나 이자 압박이 올 거잖아요. 그렇죠? 그러면 이건 또 어떻게 해결하나요? 결국 반도체에서 번 돈으로 갚아야 되는 건가요? 저는 이런 식으로 현금을 지원하거나 경기를 부양하는 건 정말 일시적이고 소모성이라서, 결국 후대로 갈수록 계속 부담만 줄 뿐 큰 도움이 안 된다고 봅니다.
물론 일시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그건 너무 짧아요. 나중에 들어오는 장기적인 피해를 생각하면 효과가 너무 짧은 거거든요. 우리나라가 마지막으로 재정 흑자를 낸 게 제 기억으로는 2017~2018년 무렵이에요. 한 10년 전이네요. 2023년과 2024년에는 재정적자가 50조에서 55조 정도였는데, 2025년에는 124조를 넘었습니다. 재정적자가 빠르게 늘어난 거죠. 이렇게까지 증가하면 장기적으로 재정 악화가 올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도 굉장히 빠르거든요. 이걸 생각하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 담보될 수 있는지 한번 따져 봐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나치게 단기적으로 지원하는 것보다, 자영업자들을 어떻게 구조조정하고 다른 쪽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자영업은 많이 위축됐지만 플랫폼 사업은 커졌거든요. 그러니 내수 자체가 완전히 줄었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구조조정 방식으로 가야 하는데, 재래시장 같은 곳은 잘 안 되는 곳이 많고 잘 되는 곳도 있지만, 잘 안 되는 곳을 일시적으로 살리려고 한두 달 더 연장해 줄 정도의 돈을 뿌리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오히려 구조조정 지원을 해 주는 게 더 맞지 않나 싶습니다.
결국 개인들이 버는 돈을 온라인이든 플랫폼이든 기업들이 대신 가져가는 구조라고도 볼 수 있어요. 기업이 번다고 하더라도 이런 구조는 인건비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과거에 비해 기업이 가져가는 비중이 높아진 건 맞지만, 배달이든 다른 일이든 관련 업종은 인건비 비중이 굉장히 높은 업종이에요. 배달과 택배가 많아졌으니 당연히 그쪽에서 신규 채용도 했겠죠.
다만 제가 이 얘기를 단순화해서 "그쪽으로 다 전환시키면 된다"고 말하면 오해를 받을 수 있어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고, 배달 기사분들의 어려움도 있죠. 하지만 지금 흘러가는 구조에서 이걸 거스르려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후세대에 짐을 지우는 정책이 올바른지는 여러 각도에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책 담당자들도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겠지만요.
그래도 지금 반도체를 위시한 AI, IT 관련 업체들이 많이 돈을 벌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에요. 다른 나라들은 그것도 안 되고 있고요. 슈퍼 사이클이 온다고 해서 주가가 말 그대로 만천 간다는 리포트도 나왔던데, 이 사이클은 당분간은 갈 테니 좋겠지만 단기간에 끝나는 건 아니죠?
단기간은 아닌데, 반도체 사이클을 예측하는 기관은 여러 곳이 있어요. 저희 산업연구원에서도 유료 자료들을 검토하는데, 시중에 없는 자료도 많이 봅니다. 반도체 사이클은 주로 이렇게 예상해요. 반도체가 들어가는 기계의 교체 주기가 있는데, 거의 일정합니다. 조선은 교체 주기가 달라질 수 있어요. 배를 10년짜리로 설계했어도 돈이 없으면 11년까지 써도 큰 문제가 없거든요. 그런데 반도체는 시대에 뒤떨어지면 메모리가 안 맞고, 옛날 컴퓨터를 들고 와서 쓸 수 없는 것처럼 주변 기기와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교체가 일정하게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메모리 쪽 사이클은 아주 일정한 편이에요.
이번에는 그 사이클이 업사이클을 만났어요. 불과 1년 반~2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가 망한다는 얘기가 많았죠. 작년 초에도 그랬어요. 그런 얘기를 하던 분들은 지금 어디 갔는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사이클이 올라가는 와중에 피지컬 AI를 만나면서 하나가 더 얹혔어요. 옛날엔 이렇게 가던 게 지금은 위에 하나가 더 올라가서 가는 거죠. 올라가는 사이클에서 이런 추가 수요가 붙은 건 역사적으로 쉽게 나오는 사이클이 아니에요. 그래서 기록적인 흑자가 나온 겁니다.
이 사이클은 내년 하반기까지 올라가고, 2027년 3분기쯤 되면 성장 사이클이 둔화되고, 2028년에는 정체되면서 아주 미세한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봐요. 마이너스라 해도 예전에 비하면 훨씬 높은 위치에서 약간 내려가는 수준이에요. 이렇게 되면 기업 자체는 여전히 괜찮겠지만, 주가는 피크에서 머무르다가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그 하락은 실제로 떨어지는 시점이 아니라 미리 선반영되겠죠. 언제 반영될지는 제가 확실히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저는 투자 전문가가 아니고 주식 투자는 잘 못해요.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투자해서 돈을 버는 분들은 따로 있고, 감각이 좋은 분들이 있어요. 저는 그쪽 감각이 안 좋아서 잘 못 합니다. 저는 산업의 특징과 전망만 말씀드리는 거예요.
이때 문제는 우리나라 코스피가 반도체 영향으로 많이 올라갔다는 점입니다. 사이클이 꺾이면 코스피도 꺾일 가능성이 있어요. 몇몇 대형 업종 위주로 불균형하게 오른 상태라, 이 업종에서 주가가 꺾이면 코스피 자체도 내려갈 가능성이 큽니다.
반도체는 업사이클에서 서로 좋다가 다운사이클이 시작되면 항상 치킨게임이 나와요. 업사이클에서 돈을 많이 벌 때도, 적자가 날 때도 설비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 게 바로 그런 이유예요. 삼성전자가 그걸 잘 해 온 기업이고,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예요. 불황일 때도 투자를 계속하면서 다음 사이클을 대비했고, 그 과정에서 상대를 누르고 갔죠. 그래서 다른 나라에 비해 혜택을 더 많이 누린 겁니다. 이익이 많이 났다고 성과급이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어느 선까지가 적절한지는 한번 생각해 봐야 해요. 좋을 때만 볼 게 아니라 나쁠 때도 사이클은 오니까요.
이번엔 사이클을 벗어나서 완전히 새로운 시대로 간다, 수요가 계속 우상향한다, 더 폭발적으로 발전한다는 얘기도 있어요. 그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피지컬 AI가 예상보다 빨리 현장에 들어가서 엄청난 수요를 터뜨린다면 올라갈 수도 있겠죠. 다만 그쪽 전문가들이 여러 요소를 고려해서 낸 분석이 지금의 전망이니, 그쪽에 너무 많은 걸 기대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요즘 비트코인도 조금 반등했고, 금은 좀 빠지고 나서 횡보하는 정도예요. 주식이 워낙 좋아서 다들 거기에 관심이 없으신데, 큰돈을 벌고 큰 부자가 되신 분들을 보면 안 좋을 때 사서 남들이 좋다고 할 때까지 들고 가 마지막에 파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비트코인이나 금도 한번 볼 만한 것 같은데, 금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가격은 빠졌지만 여전히 좋다고 봐야 하나요?
금이 요즘 빠진 이유는 두 가지예요. 하나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사라지고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된 것입니다. 금리 인상은 금에 악재죠. 다른 하나는 전쟁이 터지면서 예비비가 많이 필요해졌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작년에 기록적으로 오른 금을 팔고 미국 국채를 사는 수요가 많았습니다. 전쟁 직후 달러 인덱스가 많이 오른 것도 그 때문이고요. 금값이 많이 올랐으니 일부를 팔고, 이전에 싸게 산 사람들은 충분히 수익이 나니까 팔아도 괜찮다고 판단한 거죠. 손절이 아니라 익절이니까요.
여기에 이유가 하나 더 있어요. 두바이에 굉장히 큰 금 거래소가 있는데, 전쟁 때문에 지금 폐쇄된 상태예요. 그러니 금을 사려던 사람들도 멈춘 겁니다. 팔려는 세력은 있고 사려는 사람은 없으니 내려가는 거예요. 이건 단기적인 현상입니다. 전쟁 상황에 따라 금도 약간 호재가 있을 수 있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크게 오르기보다 횡보할 거라고 봐요. 작년에 너무 많이 올라서 조정이 필요한 측면도 있고요.
장기적으로는 다시 신고가를 뚫을 거라고 보는데, 제가 말하는 장기는 5~10년입니다. 앞으로 상승률이 굉장히 높을 거라고 보는데, 가장 큰 이유는 법정화폐의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이 굉장히 심하고, 이 흐름이 꺾일 가능성도 별로 없어요. 제가 미국 사례를 자주 드는데 다른 나라도 패턴이 비슷합니다. 미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1980년 30% 정도였어요. 2000년대에는 60%, 2008년 금융위기 때 100%를 넘었고, 코로나 때 120%를 넘었습니다. 미국만 그런 게 아니라 유럽 대부분의 나라도 비슷해요. 부채 비율이 이렇게 높아졌다는 건 통화량이 그만큼 많이 풀렸다는 뜻이죠.
이걸 멈추려면 긴축을 해야 하는데, 지금 전 세계 어디에도 긴축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미국은 공화당이 집권하면 감세를 하고, 민주당이 집권하면 복지 지출을 늘려요. 유럽도 정당들이 팽팽하게 갈려 있어서 서로 포퓰리즘 경쟁으로 가고 있습니다. 긴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량 증발은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그러면 전 세계 법정화폐가 다 같이 하락하고, 희소성 있는 현물 자원으로 자금이 몰리죠. 결국 그 중심에 금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금과 은이 진정한 돈이라는 개념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고요.
금과 은뿐 아니라 구리, 리튬 같은 다른 광물도 오르고 있어요. 다만 구리를 집에 쌓아 둘 수는 없고, 구리 ETF를 개인이 사는 경우는 거의 없죠. 과거의 금본위제 같은 근본 제도로 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확실해서 예전 레이건 시절 폴 볼커처럼 금리를 20%까지 올리는 행동은 이제 못 해요. 그러니 지금 상황에서는 법정화폐 가치가 앞으로도 계속 떨어진다고 보고, 그 기준으로 나머지 현물 가치를 생각해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모든 나라가 돈을 푸는 이유는 결국 시한폭탄이 터지는 것을 계속 뒤로 미루고 있는 거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금이 오랜 기간 횡보하는 경우도 있죠. 그럼 그 폭탄이 안 터지면 어떻게 되냐, 경제 위기가 와야 금이 빛을 보는 거냐고 물으실 수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아요. 작년에도 경제 위기가 온 건 아니었지만 금은 올랐거든요.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지고 법정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이라면, 당장 전쟁이 크게 터지지 않더라도 오를 수 있다는 거죠. 언제 어느 시점에 오를지는 모르지만요.
과거에 70~80년대만 해도 달러는 미국 경제와 상관없이 전 세계 기축통화로서 역할을 충실히 했어요. 20세기 초반이나 19세기에는 영국 파운드가 그 역할을 했죠. 유럽 경제를 유지시켜 주는 하나의 힘이었고, 일시적 변동은 있었지만 어쨌든 기능했습니다. 지금은 그게 무너지는 상황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물론 법정화폐끼리 비교하면 여전히 달러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높죠. 이번 전쟁이 터지자마자 달러 인덱스가 오른 걸 보면 알 수 있어요. 하지만 미국 정부도 이제는 달러 경제권을 법정화폐 자체만으로 유지하려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전 세계 경제를 다 고려한 통화정책은 더 이상 안 가겠다는 분위기예요. 다른 나라는 알아서 하라는 식이죠. 세계 경제를 끌고 나갈 기축통화국이 그 역할을 하기 싫다며 서서히 빠져나가는 중입니다.
아직은 달러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지만, 나중에는 금의 중요도가 더 커질 수 있어요. 경제학자 킨들버거의 '킨들버거 함정'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기축통화국의 힘이 약해질 때 큰 경제적 혼란이 생긴다는 겁니다. 대공황도 그래서 생겼다고 해요. 당시엔 런던은 이미 중심이 아니었고 뉴욕은 아직 중심이 아니어서, 세계를 잡아줄 나라가 없었다는 거죠. 지금은 아직 그 상황까지 온 것 같지는 않아요. 아직은 달러가 중심을 잡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미국이 법정화폐 기준으로 남의 나라 신경 쓰기 싫다는 분위기가 되고 있어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 결국 내 자산을 확실하게 지켜주는 건 오프라인 세계에서는 금이라는 거죠.
기축통화가 강력하고 확실할 때는 금에 투자하기보다 이자가 나오는 미국 국채 같은 걸 사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있었어요. 그래서 한때 미국 국채로 많이 몰렸는데, 이제는 미국을 믿기 어렵다며 국채를 팔고 중앙은행들이 금을 사고 있어요. 이것이 탈달러 동맹으로 이어지고, 브릭스 중심, 특히 중국이 중심이 되어 움직이고 있습니다.
중국이 사우디에서 석유를 위안화로 사온 사례가 있어요. 처음에 사우디가 거절했다고 해요. 위안화로는 석유를 못 판다고 하니까, 중국이 그러면 석유를 사간 만큼 위안화를 가져오면 금으로 바꿔 주겠다고 했대요. 일종의 금태환이죠. 지금 경제 구조에서 완전한 금본위제는 불가능하지만, 금을 많이 보유할수록 탈달러 동맹 안에서 자국 화폐 가치가 올라가는 건 분명합니다. 탈달러 동맹에서 위안화, 루블화, 헤알화 중 어느 것도 기축통화가 될 수 없는 상황이라, 결국 금이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 되는 거죠. 그래서 각국이 금을 많이 사들이고 있는 겁니다. 그럼에도 전쟁이 터졌을 때 달러의 지위가 여전히 높다는 것도 확인되었어요. 금을 많이 모은다 해도 보조적으로 자국 화폐 가치를 높여주는 역할이지, 완전한 기축통화 역할까지는 경제 규모상 어렵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그래도 각국의 금 매입 수요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거예요.
금 투자 얘기를 할 때 글로벌 통화량 증가에 비해 금 시장 총액이 작으니 한 방에 폭등해서 다섯 배, 열 배 간다는 분들도 있어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지만, 저는 그 정도로 폭등하기보다는 완만한 상승세나 올랐다가 횡보하는 흐름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CPM 그룹이라는 기관은 광물과 금속 가격을 전문적으로 조사하는데, 그곳 리포트를 보니 올해 8월까지는 금과 은 가격이 횡보할 것으로 보고 있더라고요. 이후 하반기에 빠르게 올라 내년까지는 작년 최고치를 넘어설 거라고 예상하더군요. 이 기관이 유료 회원이나 VIP에게 보내는 자료는 더 있을 수 있는데, 저는 거기까지는 못 봤습니다.
은이 금보다 변동성도 크지만 상승폭도 클 수 있으니 은이 낫다고 보는 분도 있는데, 이건 두 가지 측면에서 봐야 합니다. 금과 은의 수요는 크게 두 가지예요. 실사용 수요와 저장 수요입니다. 실사용은 공업용과 귀금속용이고, 저장 수요는 말 그대로 금을 쌓아 두는 것이죠. 귀금속 반지나 귀걸이가 실사용인지 저장 수요인지는 딱 자르기 어렵지만, 일단은 실사용으로 봅니다.
재작년과 작년에 금의 실사용 수요는 사실상 늘지 않았어요. 그러면 금값이 그렇게 뛴 이유는 전부 저장 가치 때문입니다. 은은 실사용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요. 태양광 패널과 풍력 발전 등 공업용으로 쓰임이 계속 늘어나고 있죠. 그럼에도 가격 상승폭은 금보다 못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실사용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서 가격이 더 뛸 거라는 논리는 잘 맞지 않아요. 금과 은의 가격은 실질 수요보다는 사람들이 저장 가치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면이 큽니다. 비트코인은 실질 가치가 없고 금은 현물이 있지 않냐고 하는데, 금괴도 결국 저장 가치일 뿐이에요.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은의 실수요가 더 빠르게 늘어나니 금보다 더 빨리 오를 거라는 논리는 맞지 않다고 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금이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미국이 금을 많이 보유하게 됐고, 그게 기축통화 지위로 이어졌죠. 지금도 다른 나라들이 금을 계속 사고 있고 달러 기반이 흔들린다면,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이나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한 기축통화를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AI 시대에 비트코인을 많이 확보하면 금을 많이 확보한 것과 같다는 논리로 비트코인이 좋다는 분들도 있어요. 약간 음모론적인 얘기지만 일리가 있는 주장이에요.
물론 미국이 2차대전 이후 기축통화가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었습니다. 유로달러, 즉 유럽에 풀린 달러가 있었고, 마셜 플랜으로 달러가 엄청나게 풀렸어요. 미국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월등해서 믿을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죠. 페트로달러 때문에 달러가 강해졌다는 얘기도 있는데,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럼 왜 루블이나 파운드는 페트로 통화가 되지 못했을까요? 그만한 힘을 그동안 쌓아 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겁니다.
지금은 법정화폐를 계속 찍어내면서 미국도 부채가 늘어나는 것이 굉장히 고민스러운 문제예요. 그래서 미국 국채 수요를 채워줄 수 있는 게 스테이블코인입니다. 가상화폐 거래는 가격 변동이 있어서 결국 스테이블코인을 사서 그걸로 거래하거든요. 디지털 시장에서의 거래는 금융에서 먼저 시작해서 다양한 파생상품으로 확장될 겁니다. 부동산이나 그림 같은 실물 자산을 토큰화하는 것도 나올 거고요. 디지털 세상의 화폐 거래는 계속 늘어날 텐데, 기준점이 되는 자산은 결국 비트코인이 될 가능성이 있어요. 시장이 커질수록 비트코인 가격도 올라갈 것이고,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이 늘어날수록 미국 국채 수요가 늘어 국채 금리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이 원하는 시나리오가 바로 그것이에요. 지니어스법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은 반드시 미국 국채와 연동해야 한다고 했죠. 중국이 미국 국채를 덜 사더라도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국채 금리가 떨어지면 정부 부담도 줄고요.
또 미국이 비트코인을 비축하게 되면, 지금은 전략적 비축자산이라는 원칙적인 말만 하고 있는데, 실제로 연준의 대차대조표에 넣기 시작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갈 때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도 그만큼 통화를 발행할 수 있게 됩니다. 401K 같은 연금이 비트코인을 매입해서 가격을 끌어올려 준다면, 미국은 국채를 새로 발행하지 않고도 통화를 계속 발행할 수 있어요. 연준 자산이 늘어나니 통화 발행 여력도 생기는 거죠. 이건 미국 국내 문제이고요.
전 세계적으로 쓰일 스테이블코인은 결국 USDC나 USDT처럼 달러 기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프라인에서 미국이 손을 뗀다 해도, 디지털 세상에서는 전부 달러 기반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달러의 위상이 예전보다 조금씩 내려갈 수는 있지만, 달러 경제권 자체는 더 커지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노리는 게 바로 그런 거죠.
그래서 비트코인은 앞으로도 가격이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있고, 단기적 변동은 클 겁니다. 작년 10월부터 올초까지 떨어질 때는 정말 무섭게 떨어졌죠. 아직 비트코인 시장이 완전히 성숙한 시장은 아니에요. 연기금이 들어오고 일반 주식시장처럼 나스닥 같은 전 국가적 신뢰를 얻는 대규모 시장이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서 거래될 것이고 변동폭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을 대체하는 건 아니고, 통화량이 너무 많으니 금도 오르고 비트코인도 오르는 식으로 서로 다른 영역에서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아요. 금을 비트코인이 대체한다기보다는 금, 비트코인, 그리고 다른 광물과 현물까지 각자 자리를 잡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법정화폐가 지금 떨어진다는 큰 흐름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나머지는 올라가는 건데, 희소성이 있어야 합니다. 가상화폐 중에서도 다른 것들은 희소성이 비트코인보다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비트코인은 2,100만 개로 발행량이 정해져 딱 끝나 있어요. 하지만 다른 코인은 상황에 따라 발행이 더 될 수 있고, 계속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금은도 채굴 기술이 아주 좋아지면 더 깊은 곳에서도 캘 수 있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상태로는 새로 채굴되는 양이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요는 늘어날 수 있는데 공급이 제한되어 있는 글로벌 자산, 그게 금은이 가장 익숙하고, 비트코인도 그 범주에 들어갑니다.
법정화폐를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리스크입니다. 내가 가진 화폐가 갑자기 확 사라져 쫄딱 망하는 일은 없겠지만, 서서히 가치가 줄어듭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환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지금 상황이 바로 그런 흐름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국가적으로는 환율이 안정화되면 좋겠지만, 개인 입장에서 대응하려면 이 상황에서는 원화보다 달러 같은 다른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 반드시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예비로 쓸 돈은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한두 달 쓸 생활비는 남겨두고, 나머지를 투자해야 합니다. 나머지를 투자했는데 두 달 동안 손해가 나면 손절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돈을 빼지 않고도 계속 들어오는 현금흐름(캐시플로우)이 있다면 괜찮지만, 투자는 항상 여유자금으로 해야 하고 분산해야 합니다. 요즘처럼 변동이 심한 시기에는 어느 한쪽으로 몰아두면 안 됩니다. 저는 반드시 분산하라고 말씀드리고, 원화도 어느 정도는 예비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캐시플로우를 유지하면서 남는 돈으로 투자하십시오. 변동성이 심한 상황에서 레버리지 투자는 더 큰 이익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걸 내가 감당할 자신이 있는 분이라면 해도 좋습니다. 다만 개인이 과연 기관들을 이길 수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그 정도 자신이 있는 분들만 레버리지 투자를 해도 되지만, 저는 절대 하지 않을 겁니다.
제 주변에는 급여를 받으면 우선 달러로 바꿔두는 분이 있습니다. 필요하면 다시 환전해서 쓰는데, 달러는 손해가 나봤자 조금이고, 요즘 같은 때는 오히려 이득을 보셨다고 합니다. 3, 4년씩 이렇게 해 오니 나쁘지 않다고 하지만, 어느 시점에 흐름이 바뀔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일시적으로는 손해가 되기도 하고 이익이 되기도 하니, 이는 개인이 선택할 문제입니다. 저는 투자 전문가가 아니어서 원론적인 얘기만 드리겠습니다. 분산투자는 항상 옳고, 레버리지 투자는 요즘 같은 변동성 큰 상황에서는 가급적 자제하시기 바랍니다.
향후 6개월에서 1년 내에 미국 부채가 크게 위기를 불러일으킬 일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6개월 내에 큰 위기는 없을 것으로 보고, 미국발 위기도 지금은 금리 인상 정도가 충격을 줄 수 있을 뿐 심각한 위기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당장 AI, 반도체 관련 투자가 갑자기 중단될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현재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흐름 안에서 잘 분산투자해서 수익을 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산업연구원의 조현승 박사님을 모시고 중동 정세부터 중국, 한국, 그리고 자산시장까지 폭넓게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이 내용들을 참고하셔서 좋은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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