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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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공급 차질과 전략비축유 고갈로 유가·미국 장기금리가 급등(10년물 5%, 30년물 5.36%)하며 인플레 우려가 커졌다. 미국 연준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고 한국은행은 더 올릴 것으로 본다. 한국은 물가 3.1%와 수도권 집값 급등으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며 재정 확장과 정책 불일치를 비판한다. 주식은 6월 고점 대비 42% 하락했고 레버리지 청산 여파로 AI 속도조절 우려가 부각된다. 반도체 업황 둔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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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홍해 봉쇄와 미국 금리 전망
정혜승의 아침 2부 이어갑니다. 이번 주 미국 금리가 결정되는데, 국내외 경제에 미칠 여파가 상당하고 국제유가 불안도 만만치 않습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뉴스를 보다 보면 불안한 마음이 드는데, 요즘은 경제를 보기 전에 국제정치와 전쟁 상황을 먼저 보게 됩니다. 사우디 송유관,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데다 사우디 쪽이 드론 공격을 받아 폭파되고 우회로까지 폭파됐죠. 그런데 해협이 이쪽에만 있는 게 아니라 홍해 쪽도 있잖아요. 그쪽도 친이란 후티 반군이 공격해서 지금 거의 막힌 상황이라고요?
네, 홍해도 사실상 막혔습니다. 이쪽저쪽이 다 막힌 거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폭격으로 정유 시설이 많이 훼손됐다는 얘기도 있고요. 미국과 이란의 입장은 다르겠지만, 지금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걱정하는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사우디의 하루 석유 생산량이 약 1천만 배럴입니다. 전 세계 하루 소비가 1억 배럴 정도이니 10%를 사우디가 제공하는 셈이죠. 그중 절반인 500만 배럴 정도를 사막을 가로지르는 파이프라인으로 홍해 쪽 얀부 항구로 돌려 수출하는데, 그 통로가 이번에 공격을 당한 겁니다. 호르무즈 해협도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홍해 쪽 송유관까지 막히니, 걸프 지역 여섯 개 산유국 생산량을 합치면 약 3천만 배럴인데 그중 상당 부분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둘째는 전략비축유가 고갈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2월 전쟁이 터진 뒤 주요국들이 전략비축유를 준비해 왔는데, 이제 그걸 다 꺼내 쓰고 있어요. 전쟁이 일곱 달을 넘기면서 장기화되고 있는 와중에 홍해 파이프라인까지 막히니, 어젯밤 북해산 브렌트유가 109달러를 넘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를 돌파했습니다. 글로벌 경제에 또 한 번의 석유 위기가 찾아온다는 공포가 덮치고 있는 거죠. 시장은 공포에 먼저 반응하기 마련입니다.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결정하는데, 어떤 점을 우선 고려할까요?
연준의 목표는 흔히 이중책무라고 부릅니다.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이죠.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고, 그러면 고용이 불안해집니다. 고용을 지키려면 금리를 내려야 하는데, 그러면 수요가 너무 세져 인플레이션을 자극합니다. 굉장히 어려운 처지죠. 지금은 미국 경제 여건이 좋습니다.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공지능 관련 투자가 폭발하고 있어요. 오라클,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다섯 개 하이퍼스케일러가 올해만 약 8천억 달러의 설비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돈으로 약 1천200조에서 1천400조 원 사이인데, 한국 1년 GDP가 약 2천500조 원이니 한국 GDP 절반 정도를 다섯 개 회사가 쓰는 셈이에요. 내년에는 1조 달러를 넘을 거라고들 보죠. 이 투자에 따라 건설, 전력공급, 냉난방 같은 연관 산업이 모두 붐을 일으키고 있어서 미국 성장률이 2% 이상 잘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물가가 불안해서 금리 인상 쪽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금리 인상을 전망하시는데, 연내 두 번 올릴 거라는 전망은 어떻습니까?
그보다 더 올릴 수도 있습니다. 미국 정책금리를 예측할 때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가 2년 만기 국채금리입니다. 채권시장에서 거래가 가장 많은 금리는 10년물인데, 이건 부동산 대출의 기준금리라고 보시면 되고요. 소비자신용대출, 카드, 학자금대출, 자동차대출 같은 금리는 단기금리에 연동되는데, 그 기준이 되는 게 2년물입니다. 어젯밤 2년물이 4.63%를 찍었는데 미국 정책금리는 3.7% 정도니까 1%포인트 가까이 높습니다. 이건 향후 2년간 정책금리 평균값을 시장이 거래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그러니 금리가 더 오를 수밖에 없고, 올해 두 번 인상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내년 이맘때 정책금리가 분기마다 인상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요.
미국도 10년물, 30년물이 있는데 장기로 갈수록 금리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시장이 미래를 불안하게 보는 거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어제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5.36%를 찍었는데, 이는 2007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그만큼 미국의 미래를 자신하지 못한다고 봐야죠. 2007년에는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호황으로 대출 수요가 많아 금리가 5.4%까지 갔습니다. 지금은 경제가 좋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죠. 그리고 2007년에는 미국 GDP 대비 국가부채가 60% 정도였는데, 지금은 100%를 넘었어요. 20년 사이에 두 번의 큰 사건이 있었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구제금융에 돈이 들었고, 2020년 코로나 때 재난지원금으로 국가부채가 거의 두 배가 됐습니다. 이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니, GDP의 6~7%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매년 찍고 있는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까지 일으켰습니다. 패트리엇 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이 부족해서 제대로 대응을 못 하고 있다는 얘기 들으셨죠. 이란에도 제대로 억지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고, 예멘 후티 반군이 호르무즈 반대편의 홍해까지 막을 정도로 미국의 군사력 투사가 안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무기를 생산하고 징병도 해야 하는데, 그 돈을 누가 낼 거냐는 질문에 봉착한 거죠. 미국 내부에서는 재무장관이 더 이상 전쟁을 못 하겠다고 나설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요.
그런데 그건 정치적 자살 아닙니까? 2021년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할 때 모양 빠지게 철군한 뒤 지지율이 떨어졌던 걸 기억하실 겁니다. 카불공항에서 사람들이 비행기에 매달리는데도 떠나버린 장면이 충격을 줬죠. 미국 사람들은 모양 빠지는 철군을 싫어합니다. 명분을 챙기고 나오고 싶어 하는데 지금 그게 안 되니 7개월을 끌고 있는 거죠.
지금 이란 입장에서는 미국 경제가 비틀거리는 게 원하는 바겠죠.
그렇습니다, 어렵죠. 미국은 어쨌든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요인들이 있는데, 한국은행도 따라가야 할까요? 저는 우리가 더 많이 올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만큼 올릴 체력이 있나요?
우리는 미국보다 상태가 안 좋기 때문에 더 올려야 합니다. 두 가지가 나쁩니다. 첫째, 물가입니다. 우리도 물가가 많이 올랐고, 최근 환율이 1400원대, 1500원대를 오가면서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자극돼 있어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였습니다. 미국 물가가 3.4%니까 우리도 꽤 높은 편이죠. 둘째, 더 큰 문제는 부동산 버블입니다. 80몇 주 연속 상승했다는 뉴스 보셨을 겁니다. 주택가격이 이렇게 오르면 만에 하나 외부 충격이 왔을 때 큰일 날 수 있어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반포나 압구정 같은 곳에서 평당 3억을 넘기는 건 우리 경제와 상관없다고 봅니다. 그곳은 트로피 아파트라서 국민 99.9%는 상관없는 곳이에요. 문제는 5억에서 10억짜리 아파트가 오르는 겁니다. 이건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나라 자가보유율은 55%에서 58%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데, 중산층들이 주로 사는 15억 이하 아파트, 6억까지 대출이 나오는 지역의 아파트 값이 전부 15억으로 수렴하고 있어요. 이번에 분당과 광명 집값이 전년 대비 20% 넘게 올랐죠. 서민층들이 전세가 상승을 견디지 못해 영끌해서 집을 사는 파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강남 일부 단지가 오르는 것과 비교하면 경제 전체에 미칠 영향이 수백 배 큽니다. 10년 전만 해도 3억에서 5억 하던 아파트가 지금 15억을 향해 가고 있으니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죠.
이런 사태에 정부가 정책을 제대로 펴야 하는데, 지금 정부 정책이 엉망입니다. 고가 부동산을 잡겠다는 정책이 왜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우리 부동산 시장의 문제는 저가 쪽, 그러니까 3억에서 5억 하던 게 10억으로 수렴하고 있는 쪽에 있는데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걸 진정시킬 방법은 금리밖에 없습니다.
결국 정부가 항암제 같은 걸 쓰는 거네요. 항암제는 다른 체력도 해치죠. 머리카락도 빠지고요.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정부만 믿고 내버려두면 큰일 나겠다고 판단해서 정책금리 인상에 나섰습니다. 금통위 위원들 대부분이 6개월 뒤 정책금리를 3.25% 아니면 3.5%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한 번, 내년 봄에 한 번 더 올라서 한미 금리가 역전되는 것도 고민해야 할 정도로 한국은행이 단호하게 나서고 있어요. 저는 이 금리 인상을 적극 지지합니다.
서울 중가격이 16억이 됐으니 저가라고 보기도 어렵지만, 어쨌든 저가 주택 안정화의 유일한 해법이 금리 인상이라면, 증시가 받는 충격은 다르겠죠?
주식은 솔직히 정책 우선순위에서 뒤로 가야 합니다. 우리나라 가계의 주식 투자 비중은 굉장히 미미해요. 주식을 많이 들고 있는 사람은 대주주, 외국인, 그리고 펀드 투자자들인데 상당수가 거액 자산가입니다. 이코노미스트 입장에서는 경제 전체 여건에서 무엇이 우선인지 판단해야 하고, 지금은 주식을 볼 때가 아니라 부동산 거품부터 잡아야 합니다. 금리로 브레이크를 밟으면 증시도 차분하진 않겠지만 거품이 빠지면서 자산시장 전체가 위축되는 상황을 예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주식은 이미 6월에 고점을 쳤습니다. 우리 잘못도 있었지만 24살짜리 레오폴드 S. 브레너 같은 사람이 있었죠. 그가 약 200억 달러를 운용하면서 대출을 600억에서 700억 달러 받아 레버리지를 500%까지 썼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 헤지펀드들이 그의 펀드 구성 종목을 알게 돼 집중적인 공매도 공격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그의 펀드가 청산됐습니다. 그가 가장 많이 들고 있던 샌디스크 같은 기업들이 고점 대비 70에서 80% 폭락했어요. 미국 폭락이 한국으로 연결됐습니다. SK하이닉스는 미국에도 ADR이 상장돼 있으니까요. 한국에서도 단일 종목 레버리지가 청산되고, 그 충격이 다시 미국의 청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거쳐서 우리 증시가 고점에서 42% 빠졌습니다. 이미 충분히 빠진 상태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00조 원대에 이르는 거대한 주주환원을 하고 있어서 쉽게 무너지진 않을 거라 기대합니다.
다만 우리 경제 전체에서 가장 큰 위험은 수도권 토지거래허가구역 전역이 불타오르면서 특히 저가 부동산일수록 많이 오르는 현상입니다. 소득으로 감당할 수 없는 비싼 집을 전세가 오르니 쫓기듯 사는 패닉바잉이 일어나고 있어요. 이런 급등세는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하죠. 미래 경제의 건전성을 생각하면 지금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을 뭐라 할 수 없고, 제대로 된 정책을 내지 못한 행정부의 문제가 더 큽니다. 한국은행은 눈치 보지 않고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가 아파트 안정화는 금리 인상밖에 답이 없다고 하셨는데, 정부 정책으로 막을 기회는 없었을까요?
정부 정책에는 두 가지 큰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역대 어느 정부도 규제나 토지거래허가, 분양가 통제 같은 것으로 부동산을 잡은 적이 없습니다. 부동산을 잡으려면 긴축하는 수밖에 없어요. 장기적으로는 공급을 늘려야 하는데, 당장 공급을 늘릴 방법도 없으니 긴축을 하려면 재정을 줄여야 합니다. 그런데 내년에 800조 원을 쓰겠다고 하고 있어요. 역사상 최대 재정이고, 올해보다 16% 늘어납니다. 경제에 돈을 막 뿌리면서 집값을 잡겠다는 게 말이 됩니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직원들에게 영업이익에 연동해 보너스를 주겠다는 것도, 사실상 주주들에게 줄 돈을 빼서 근로자에게 주는 식으로 시스템을 짜고 있습니다. 그렇게 수억 원대 보너스를 받은 사람들이 내년에 집을 사러 들어오는 게 보입니다. 재정은 어마어마하게 확장하면서 한쪽에서는 토지거래허가와 분양가 통제,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부동산을 잡겠다고 하니, 한 손으로 여덟 개 공을 저글링하는 것과 같습니다. 정책 일관성이 없어요. 한국은행이 더는 못 보고 금리를 연속 인상하기 시작했고,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압도적 다수가 내년 이맘때 정책금리가 4%까지 가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이미 4%를 넘었으니 대출금리는 끝없이 오를 수 있고, 잘못하면 내년에 대출금리 6~7%를 볼 수도 있어요. 그러면 집을 못 사는 것은 물론이고, 빚내서 영끌한 사람들은 엄청나게 힘들어집니다. 금리 인상이 차분하게 거품을 빼주면 좋겠지만, 여러 가지로 심상치 않습니다.
정책의 방향과 흐름은 이미 예산에서 사실상 확정됐죠. 내년에 추경을 하면 했지, 재정을 긴축할 가능성은 안 보입니다. 그러니 돈이 자산시장에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크고, 주식은 이번에 큰 피해를 봤으니 부동산으로 갈 가능성이 보입니다.
주식 질문 하나만 더 드리겠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GDP가 올라간 것도 반도체 덕분이었고, 미국 경제가 이 와중에도 괜찮은 것도 빅테크 덕분입니다. 그런데 빅테크가 AI 투자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이기려면 계속 이 속도로 가야 한다고 하지만, 속도 조절론이 나오면 AI가 숨고르기를 하고 반도체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요? 최근 삼성전자가 전기료를 5년치 한꺼번에 내면 깎아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했다고 하던데, 5년 뒤에도 이 호황이 지속될 확신이 없어서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AI 속도 조절론이 반도체 업종에 타격을 줄까요?
이번 조정 뒤에 있는 공포가 바로 그겁니다. 그 공포는 당분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레오폴드 브레너의 펀드 파산이 방아쇠였다면, 말씀하신 AI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이 앞으로 부각되는 것이 공포의 기저에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님,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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