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미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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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열풍기(2017~2018) 인터넷 밈 '흑우', '호구', '존버', '떡상', '가즈아', '손절' 등의 유래를 설명하는 영상. 토토/스포츠 베팅 문화와 주식·코인 용어가 결합해 퍼졌다는 내용이며, 특정 자산의 가격 전망은 언급되지 않음.
다듬은 글
오늘 알아볼 것은 '흑우'라는 말입니다. 최근 후배들과 모여 있을 때도 이런 말을 쓰는 친구들이 많던데요. 여기에 손절, 떡상, 가즈아, 존버 같은 코인 관련 드립들은 어떻게 생겨났는지, 오늘 같이 알아보겠습니다.
흑우는 쉽게 말해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뜻합니다. 주로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는 사람들을 가리키죠. 대표적으로 '양반'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름 자체가 아예 호구 같은 말이죠.
바둑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요. 바둑에서는 상대의 의도를 읽고 그에 맞춰 두는 게임인데, 석 점을 깔고 두었는데 가운데를 더 주겠다고 하면 바로 한 점 차이로 이기는 식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웬만한 호구가 아니라면 이런 판에 응할 리가 없겠죠. 여기서 '호랑이 아가리에 들어갔다'는 말이 나왔고, 이런 상황을 '호구'라고 합니다. 상대에게 당해서 손해를 보는 사람을 놀리는 말이 된 거죠.
다들 아시다시피 2017년 무렵 '흑우'가 '호구'라는 단어를 완전히 대체했습니다. 그런데 이 드립들의 유래를 보면 2017년 이전에 이미 쓰이고 있었습니다. 빠르면 2000년대 후반, 늦어도 2010년 초반에 생겨난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먼저 '흑우'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흑우만큼 유래가 불분명한 드립도 없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흑→오→무루→구혜선" 같은 식으로 바뀌었다는 정도의 말만 나올 뿐이죠. 그런데 '흑오'라는 말은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쓰이던 말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스포츠토토는 경기 결과를 예측해 맞추면 돈을 버는 시스템입니다. 많은 사람이 이 경기에서 돈을 벌었다고 생각하면 되죠. 토토 이용자들은 네이버 스포츠 중계나 중계 사이트에서 다음 경기를 보며 베팅을 합니다. 이기는 사람이 있으면 잃는 사람도 있죠. 경기 결과가 뚜렷해질수록 많은 사람들이 돈을 잃게 되는데, 이때 잃은 사람을 놀리기 위해 '흑우' 같은 말이 쓰였다고 보는 겁니다.
이런 말들이 사이트 안에서 퍼지자 사이트 쪽에서도 반응을 했습니다. 채팅 규정에서 비속어를 금지했고, 특히 '호구'라는 단어를 콕 집어 금지하는 사이트도 있었죠. 그만큼 '호구'라는 단어가 많이 쓰였다는 뜻입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금지어를 피해 변형된 말을 만들어 냈습니다. '고국', '콕무' 같은 말들이죠. 이 시기는 대략 2011년 초중반으로 보입니다. 그 뒤로 '흑우', '흡입구', '불사조' 같은 변형어들이 계속 생겨났습니다. 금지어를 차단하면 새 단어가 나오고, 또 차단하면 다른 단어가 나오는 식이었죠. 운영진의 스트레스가 그대로 묻어나는 흐름입니다.
이걸 종합해 보면, 토토 사이트 같은 곳에서 호구들을 어떻게든 놀려 먹기 위해 생겨난 드립이 '흑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존버'는 '존나 버티기'를 줄인 말입니다. 이 단어는 소설가 이외수 씨가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2011년 9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위터 팔로워 100만 명의 비결로 '존버 정신'을 이야기했다고 하죠. 겨울 달밤에 말라 버틴 나무가 봄을 기다리듯, 그래도 버티다 보면 봄은 반드시 온다는 취지였습니다.
이 말이 주식 판에서 쓰이기 시작한 건, 주가가 오르기만을 기다리며 버티는 투자자들의 처지와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떡상'은 주가가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말하고, 반대로 급락하는 것은 '떡락'이라고 부릅니다.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2007년 이전부터 쓰이던 오래된 표현입니다. 상한가를 치는 것을 '쌍승'이라고 부르기도 했죠.
'가즈아'는 처음엔 드립이 아니었습니다. 토토나 주식을 할 때 사람들은 이득을 보고 '홍콩(가즈아 대상)'으로 가기를 바랐고, 손해를 보면 '한강'으로 가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돈을 건 사람들은 홍콩에 가고 싶은 마음을 담아 "가자!"를 연발했고, 여기에 염원을 담아 쓰던 말이 점점 굳어진 겁니다. 토토와 주식의 특성상 자주 쓰일 수밖에 없다 보니 지금의 드립이 되었습니다.
이런 드립들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건 2017년 후반입니다. 코인, 정확히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가 열풍을 일으키면서부터죠.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코인 가격이 미친 듯이 요동친다는 점입니다.
짧은 시간에 가격이 크게 오르고, 실시간으로 바뀌는 시장이었습니다. 그러니 돈을 순식간에 벌 수 있었죠. 실제로 한 투자자를 인터뷰하러 갔더니 인터뷰하는 2시간 동안 30억 원을 벌었다는 일화도 있었습니다. 그 뒤로 사람들이 너도나도 코인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코인은 주식과 닮은 점이 많아서 주식 용어인 상장폐지, 상한가, 하한가, 손절 같은 말들이 그대로 쓰였습니다. 특히 '손절'은 지금까지도 살아남아 있죠. 진입 장벽이 낮고 소액으로도 큰 수익을 노릴 수 있었기 때문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이 코인에 손을 댔습니다. 직접 뛰어들지 않은 사람도 다들 알고 있을 정도였죠.
그러다 규제 같은 악재가 겹치자 거품처럼 붙어 있던 가격,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순식간에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가격이 떨어지는 속도가 무서울 정도였죠. 일확천금을 노리고 뛰어들었던 사람들은 분노를 넘어 광기에 휩싸였고, 오픈 카톡방에서는 온갖 말들이 쏟아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존버", "손절", "가즈아" 같은 말이 더욱 널리 퍼졌습니다.
이런 드립들은 여러 가지 변형으로 퍼졌습니다.
- **흑우**: 호구를 대체할 만큼 널리 퍼졌습니다. 블랙야크, 마블링 흑 등 여러 변형이 생겼죠. - **갔어**: 가장 크게 성공한 드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중파는 물론 정치권까지 진출했고 해외로 수출되기도 했습니다. - **존버**: 배틀그라운드가 흥행하던 시기와 겹치면서 더 널리 쓰였습니다. 싸움을 피하고 버티는 전략을 '존버'라고 부르게 된 것이죠. - **손절**: 원래는 손해를 보고 파는 것을 뜻했지만, 이제는 연을 끊는 것을 모두 '손절'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잘못된 표현이지만 너무 널리 퍼져서 사실상 그 뜻으로 대체된 상황입니다.
코인은 한동안 대한민국을 뒤흔들었고, 지금 돌아보면 돈 앞에서 모두가 눈이 멀었던 시기였습니다. 이런 드립들 역시 그 시기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있죠. 이제는 조금 더 가치 있는 곳에 관심을 쏟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영상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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