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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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리밸런싱은 사실상 중단 상태이며, 현재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20%)를 크게 웃도는 약 30%로 추산됨. 7월 이후 최소 100조, 많게는 200조 규모 매도가 필요하다고 주장. 과거 코스피 급등 구간에서만 적극 매도가 나온다는 패턴을 근거로 제시. 한국 주식은 장기 박스권 후 외국인 매도가 진행 중이며, 개인 자금 유입 여력(부동산 자산 이동)과 주주환원 개선 필요성을 언급. 금리 인상이 점진적이면 시장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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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시장은 여전히 강세장입니다. 기업 이익도 좋고, 불안해서 가고 있는 부분이죠. 그러나 감정에 치우쳐서 시장을 보면 안 됩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코스피가 이렇게 오르는 구간에서 국민연금은 항상 매도를 합니다. 그런데 적극적인 매도는 주가가 급등할 때만 나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사실상 지금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은 중단된 상태라고 보는 것이 맞다는 것입니다.
코스피 얘기를 조금 보겠습니다.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에 들어간다고 했는데, 이것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그림에서 주황색 음영으로 표시된 부분이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구간입니다. 빨간선이 코스피인데, 코스피가 이전 레벨에 비해 훨씬 더 급등할 때는 그 급등 전에 대폭락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급등 전에 폭락이 있는 나라라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그 폭락 구간에서 파란선이 올라가는데, 이것은 국민연금의 누적 순매수 금액, 즉 사고 금액입니다. 평가액이 아닙니다. 주식시장이 대폭락해 있을 때 국민연금이 엄청나게 사들이는 것이 보이시죠? 국민연금은 저가 매수를 해 주고 있는 셈입니다.
2020년에는 코스피가 1,400에서 3,300으로, 한 배 반 정도 올랐고, 이번에는 3,000포인트가 9천으로, 세 배 올랐습니다. 이렇게 오르는 구간에서 국민연금은 매도를 합니다. 파란선이 빠지는 것이 보이시죠? 그런데 2020년 매도 물량에 비해 올해 매도 물량은 굉장히 적습니다. 이것은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보다 크게 올라가서 팔아야 하는데 못 팔고 있다는 의미이고, 줄어든 것도 눈치 보는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때보다 훨씬 더 팔아야 할 규모가 거대한데도, 이때 매도에 비해 속도가 매우 느리고 물량도 그때의 1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사실상 지금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은 중단된 상태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펀드 자금 회수 정도밖에 하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국민연금은 약 600조 원을 운용하는데, 정확한 비율은 업데이트가 안 되어 있어서 저도 모릅니다. 현재 600조 중 절반 정도를 운용사들에게 위탁 운용을 시키고 있는데, 이를 '일임 자문'이라고 합니다. 연금 주식의 주인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운용사들이 자문해 주는 조언을 받아 운용하는 시스템입니다. 위탁 운용사에 수십 조 원, 많게는 4~5조 원까지 맡기고 있는데, 만기가 되면 상대적으로 성과가 부진한 곳에서 회수하는 정도로 진행되고 있어서 적극적인 리밸런싱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7월부터 국민연금이 정말 리밸런싱을 해야 한다면 최소 100조 원 정도는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목표인 20%를 훌쩍 넘어 30% 정도로 추산되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 자산 약 2,000조 원에 30%를 곱하면 600조 원 정도가 되고, 그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10조 원 정도로 지분율로 계산해 보면 그렇게 나옵니다. 반도체 주식 310조 원, 나머지 다른 종목 290조 원을 향후 6개월에서 1년에 걸쳐 이때와 같은 속도로 진행하면 100조 원 이상, 많게는 200조 원도 팔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되면 외국인 매도로 이미 힘든 주식시장에 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리하면, 매도는 나오지만 적극적인 매도는 주가가 급등할 때만 나옵니다.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는 매도하기 어렵고, 5월처럼 폭등할 때는 매매가 쉽습니다. 상한가가 나올 때 연금 물량이 나와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에 국민연금의 이번 리밸런싱은 상당히 아쉽습니다. 5월에 했어야 했습니다. 왜 지금까지 미뤄졌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시장이 너무 뜨거울 때 연금이 매도했다면 의미가 있었을 것입니다. 5월에 외국인이 47조 원을 팔았는데도 계속 올랐습니다. 그럴 때 국민연금도 같이 팔았다면 과열된 분위기를 식힐 수 있었을 겁니다. 특히 레버리지 ETF 때문에 시장이 너무 과열됐다는 평가가 많은데,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이 92% 정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굉장히 위험한 투자인데도 쿨링다운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것을 조절할 수 있었는데 타이밍을 놓치고 이제 와서 한다고 하니 "왜 저러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고, 정부가 연금 운용의 중립성을 지키도록 도와야 하는데 너무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리게 된 것 같습니다.
국민연금이 채권을 줄이고 주식 비중을 늘린다고 가정해 봅시다. 채권은 국가가 돈을 빌릴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정부는 내년까지 어마어마한 재정 흑자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기회입니다. 우리나라 국내 채권 비중은 30%가 넘을 만큼 높습니다. 전체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채권 비중이 사실 너무 높습니다. 이를 줄이는 방향으로 국내 주식을 늘리는 것은 충분히 논의해 볼 만합니다.
다만 주식만 이렇게 해서 주가가 급등한 상태에서 연금이 못 팔게 하고 주가를 계속 유지하게 만들려는 것처럼 보이면 문제입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국민연금 리밸런싱 전에 팔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외국인이라고 해도 한 명이 아니고, 글로벌 투자자는 크게 세 종류입니다. 뮤추얼 펀드 같은 글로벌 펀드 자금, 국민연금 같은 연기금 자금, 그리고 헤지펀드 및 단타 자금입니다. 단타 자금은 샀다 팔았다 하는 사람들이니 논외로 하더라도, 최근 우리 시장에서 대규모 매도가 나온 것은 대부분 미국계 자금, 그리고 미국 국적을 두고 있는 글로벌 연기금 자금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연기금이 리밸런싱을 한 것입니다.
한국 코스피는 2007년 2,000포인트였고, 작년 4월에는 2,200포인트였습니다. 무려 17~18년 동안 박스권이었습니다. 그동안 외국인이 수십 조 원을 사 줬는데, 이번에 차익실현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리밸런싱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리밸런싱을 못 했는데 해외 연기금은 했습니다. 속상한 일이죠.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영영 안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2013년 아베 정부가 했던 방식입니다. 2012년 말 총선에서 아베가 대승을 거둔 뒤 일본 국민연금 GPIF를 보니, 전체 자산의 70%를 일본 국채로만 운용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굉장히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베는 이를 보고 법을 바꿔 포트폴리오를 바꿨습니다. 일본 주식, 해외 주식, 일본 국채, 해외 국채에 각각 25%씩 투자하는 것입니다. 제가 여러분께 늘 추천드리는 '투자 사분법'이 바로 이것입니다. 한국 주식, 해외 주식, 한국 채권, 해외 채권으로 나누는 방식이죠.
물론 그 직후인 2014년 미국이 양적완화를 중단하고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공포에 주식시장이 붕괴해 어마어마한 손실이 났습니다. 그러나 그 뒤 일본 닛케이 지수가 약 1만 엔에서 지금 7만 엔 가까이 올라 열 배가 된 과정에서 일본 국민연금을 살린 결단이었다는 칭찬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목표 비중 20% 같은 것을 자꾸 고치지 말고, 우리 주식시장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면 한국 주식 25%, 해외 주식 25%로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것이 좋겠습니다. 국내 채권 비중은 확 줄이고, 해외 채권 비중을 늘리는 것입니다. 국내 주식 비중이 커질수록 주가 변동에 따른 연금의 손실 위험도 커지므로, 달러나 유로화 표시 채권 같은 안전자산으로 상쇄하는 자산배분 전략을 쓰는 것입니다. 이런 거대한 자산배분 전략의 변화라면 저도 토론에 참석해 의견을 밝힐 수 있을 것입니다.
원래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15%였고, 향후 5년 뒤에는 10% 아래로 내리는 것이 계획이었습니다. 이것이 중기 자산배분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휴지 조각이 되었고, 1년에 두 번이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상향 조정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차라리 중기 자산배분 계획을 없애고 GPIF처럼 한다고 선언하든지, 법을 바꾸든지, 국민연금의 거버넌스 제도를 바꾸든지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땜질을 하니 시장 참가자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거 계속 받쳐 줄 자금이 더 들어올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도 리밸런싱을 두고는 있지만 불안도 있고, 외국인은 매도하고 받쳐 주는 것은 개미들입니다. 신규 자금이 더 들어올 여력이 있을까요?
이것은 시각의 차이입니다. 국민 대차대조표를 보면, 개인이 가진 순자산은 약 1경 3천조 원 정도입니다.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약 8,000조 원 정도이고, 그중 순금융자산은 3,000조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전부 부동산입니다. 2025년에는 주식만 오른 것이 아니라 부동산도 엄청나게 올랐기 때문에, 순자산이 약 1경 5천조 원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중 10%만 해도 1,500조 원입니다.
우리나라는 "나 빼고 다 부자"라는 말이 있을 만큼 부자가 많습니다. 2024년 통계 기준으로 연봉 1억 원 직장인이 전체의 7%인데, 2025년에는 자산이 10% 늘었으니 고소득 직장인 숫자도 분명히 더 늘었을 것입니다. 제가 추정하기로는 2025년 기준 억대 연봉자가 전체 근로자의 10%, 약 250만 명은 된다고 봐야 합니다. 2026년 통계가 나오면 300만 명을 넘을 것이라고 봅니다.
좋게 말하면 우리나라가 부자가 많이 늘어난 부유한 나라가 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K자 경제라고도 하지만, 아무튼 부자가 늘어난 것을 무시하면 안 됩니다. 감정에 치우쳐서 시장을 보면 안 됩니다. 우리나라는 돈이 엄청나게 많은 부자 나라입니다. 환율 때문에 원화가 저평가되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중반이라고 하지만, 실제 구매력으로 보면 7만 달러 가까이 되어 세계 최상위권입니다. 스위스를 제외하면 유럽 대부분의 국가보다 잘 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돈이 금융자산이 아닌 부동산에만 쏠려 있었는데, 정부가 이것을 주식시장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 노력이 더 세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연금을 못 팔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년 우리나라 배당수익률은 1%입니다. 작년 시가총액은 3,500조 원이었는데 배당금은 35조 원이었습니다. 세계 최저 수준의 쥐꼬리 배당입니다. 적대적 M&A가 우리나라에 있었던가요? 기업은 사실 주주의 것인데, 재벌 총수가 경영권을 행사하고 주주들을 무시하는 결정을 많이 하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경영 능력이 없고 소액주주를 무시하는 경영자의 경영권을 주주들이 힘을 합쳐 빼앗을 수 있다면 주식시장이 정상화되고 소액주주의 권리도 보장될 것입니다. 우리는 근로자의 권리는 있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인센티브 논란에서 보듯 주주에게 배당을 얼마 줄지는 아무도 논의하지 않고 공장이 어디로 가는지, 누구에게 몇 억을 주는지만 나옵니다. 특히 하이닉스 주주들은 그동안 엄청난 돈을 넣었는데, 그 고통에 대한 보상은 왜 없냐는 것입니다. 이런 제도만 잘 만들어도 훨씬 세련된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제 리밸런싱 걱정을 해야 할 시점입니다. 미국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데, 금리 인상이 되었을 때 우리 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오렌지색 박스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있었던 시기입니다. 금리 인상이 한두 번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세 번, 네 번, 1% 이상의 적극적인 인상이 있었던 시기들입니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레고랜드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때였습니다. 파란선은 주가인데, 양상이 좀 다릅니다.
2022년에는 금리 인상의 강도와 폭이 훨씬 커서 그랬을 것입니다. 금리가 완만하게 인상될 때는 버틸 수 있지만, 공격적인 인상이 나온다면, 0.5%씩, 1%씩 계속 인상하는 흐름이 나온다면 쉽지 않습니다. 점진적 금리 인상이라면 현재 우리 기업의 실적도 매우 좋고, 부동산에 몰려 있던 돈이 주식으로 오는 흐름도 관측됩니다. 정부가 주주 중심 경영을 안착시키기 위한 여러 시도를 해 준다면 금리 인상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 없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면 문제입니다. 올해 금리가 두 번 인상될 것으로 보는데, 두 번 모두 0.5%씩 인상된다면 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금리를 인상하고 싶을 것입니다. 주식시장이 과열되고, 레버리지 이야기도 나왔듯이, 과열된 상태에서는 옛날 미 연준 의장 마틴이 말한 것처럼 "파티가 한창일 때 칵테일 잔을 치우는 것이 중앙은행의 의무"입니다. 지금 한국은행도 진지하게 고민 중인 것 같습니다. 부동산도 너무 뜨겁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필요합니다. 다만 너무 공격적인 인상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시장 참가자들의 희망입니다.
피터 린치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주식에서 수익을 얻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심리는 조정 한 방에 깨끗하게 치유된다." 주식은 원래 위험한 곳입니다. 위험하기 때문에 수익이 좋은 것입니다. 그 위험을 감내하기 위해서는 조급증을 버려야 합니다. 조급증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돈을 빌려 레버리지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사소한 조정에도 청산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왜 저랬을까?" 생각하지만, 그것이 나의 일이 되면 비극이 됩니다.
여러분, 시장은 여전히 강세장입니다. 기업 이익도 좋고, 불안해서 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내가 투자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면, 이 강세장을 온전히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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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이를 부탁해,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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