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형수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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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조정은 통상 회복되며 크라이시스는 하반기에 오는 경향이 있어 올해 시장은 크게 나쁘지 않다고 봄. 반도체는 2년~2년6개월 상승사이클 중 초입에 가깝고 주가는 약 60% 선반영, 40% 정도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봄. AI는 테마가 아닌 펀더멘털이며 빅테크가 AI에 올인 중이고 1등 독점 구조가 강화됨. HBM 쇼티지 가능성이 높아져 SK하이닉스 관련 기대. TSMC 3나노 수요 확대 및 삼성 3나노 2세대(GAA)가 관건이며 수율 40% 수준으로 파악. 엔비디아가 장기적으로 상방이 열려 있다고 봄.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 분할매수·분산투자 권고.
다듬은 글
1. 올해 조정은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네, 빅 터뷰 시간입니다. 오늘은 신과 함께하는 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님 모시고 이어가 보겠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오늘 이야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요즘 M7 재편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을 냈고, 엔비디아를 제외하면 모두 발표가 나온 상황인데요. 대표님의 총평부터 들어보고 싶습니다. 4분기 실적 발표는 대부분 마무리됐는데, 1분기 가이던스가 생각보다 약했어요. 그러면 수요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는 게 걱정이 되는 상황이죠. 그것 때문에 연초에 조정을 받았고요.
일단 제가 시장을 수년 동안 겪어 보니, 상반기에 오는 조정은 대부분 회복이 됩니다. 크라이시스라고 부르는 큰 위기들은 대부분 하반기에 왔어요. 금융위기 2기부터 시작해서 한번 쭉 따져 보세요. 그래서 연초에 조정을 받은 건 제가 보기엔 올해 시장으로서는 크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서 잘 대응하는 게 중요하죠.
2. 반도체는 묵직한 업종, 사이클은 아직 중반
반도체에 대한 걱정도 많이 하시는데요, 반도체는 굉장히 묵직한 업종입니다. 한번 상승 추세를 잡으면 순식간에 바뀌지 않아요. 단기 조정 파동은 있겠지만, 작년 4분기부터 상승에 돌입한 게 이제 한 분기밖에 안 됐습니다.
보통 상승 사이클은 2년에서 2년 6개월 정도 지속됩니다. 물론 주가는 1년 정도 먼저 선반영하죠. 그래서 사이클로 보면 거의 초입인데, 주가로 보면 한 60% 정도 당겨진 상태예요. 남은 상승은 40% 정도인데, 40%만 올라도 사이클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승의 마지막에 가면 시세가 굉장히 세게 나와요. 2차전지를 기억하시겠지만 마지막이 제일 셌잖아요. 그래서 아직 충분히 희망적이라고 봅니다.
마지막에 시세가 폭발한다는 건 탈출 기회로 봐야 하는 건가요? 대부분 탈출을 못 하니까요.
그러니까 욕심을 조금 내려놓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가 이 시세의 끝까지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위험해요. 다만 펀더멘털로 봐도 충분히 상승 여력이 남아 있고, 많게는 40~50% 정도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AI는 테마가 아니라 펀더멘털
그러면 AI가 올해도 방점이 된다는 건데요. 반도체 종목을 볼 때도 AI 테마가 많이 묻어 있는 종목 위주로 봐야 할까요, 그 밖의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궁금합니다.
AI는 이제 테마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펀더멘털로 봐야 합니다.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에 두 개를 빼고는 지금 전부 AI에 올인하고 있어요. 두 개는 아람코와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입니다. 석유회사가 AI에 올인할 이유는 없죠. 그러니까 글로벌 톱 기업들이 지금 전부 AI에 올인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구글은 수만 명을 해고하면서 그 돈을 AI에 쓰고 있어요.
애플은 AI 스텝이 늦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맞습니다. 애플이 억울한 면도 있어요. 세계 시총 1위였던 기업이 2위로 밀렸는데, 애플이 잘못했다고 보기는 애매합니다. AI 기술에는 여러 갈래가 있는데, 지금 메인이 되는 기술은 LLM, 즉 라지 랭귀지 모델 기반이에요. 2017년에 구글이 발표한 트랜스포머 아키텍처가 기반이죠. 시리는 트랜스포머 모델 기반이 아니라서 새로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면 그동안 투자한 것의 상당 부분은 매몰 비용이 되는 거고요.
그런데 AI를 잘하려면 빅데이터가 중요하고, 애플은 운영체제부터 반도체, 엣지 단의 서비스까지 수직 계열화를 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회사입니다. 그래서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작년에 AI 서버 쪽에 8억 7천만 달러 정도를 긴급 편성했고, 올해는 45억 달러 정도가 배정돼서 빠르게 진행하고 있어요.
4. 엔비디아 차세대 칩과 HBM 수급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엔비디아가 2분기에 신제품을 몰아서 내잖아요. 그중 중요한 게 '백(Blackwell)'이라는 칩입니다. 원래 4분기 출시 예정이었는데 2분기로 당겼어요. 이게 애플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H100은 주문하면 인도까지 40주가 걸리는데, 애플이 앞에 끼어들면 다른 고객들이 반발할 거예요. 그러니까 차세대 제품을 애플에 먼저 밀어주는 거죠. 애플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빨리 채택하는 쪽을 택한 거고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에요. H100에는 80GB 정도의 HBM이 들어가는데, 이게 HBM3입니다. SK하이닉스가 독점하고 있는 아이템이죠. 다음 제품인 백에는 HBM3E가 적용되는데, 양이 훨씬 많아요. H100은 80GB인데 B200은 192GB로 2.4배가 늘어납니다. 그래서 올해는 HBM 쇼티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요. 작년에도 HBM 이야기가 지겹게 나왔지만, 쇼티지가 나오면 주가는 갑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온디바이스 AI, 하반기에는 레벨3 자율주행차 쪽으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요. 지금은 온디바이스 AI 쪽이 생각보다 약하고, 수요가 더 탄탄한 AI 서버 쪽으로 관심이 가는 분위기 같아요.
5. TSMC 실적과 삼성전자 파운드리
TSMC 깜짝 실적 이야기도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주가도 급등했습니다. 삼성전자와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게 아닌가 불안한 마음도 드는데, 어떻게 보셨나요?
전 분기 대비 매출이 14%, 영업이익도 14% 늘었습니다. 가격을 TSMC가 계속 조절한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 중요한 건 3나노 공정에 대한 우려였어요. 작년에는 3나노가 너무 비싸다, 웨이퍼 한 장에 2만 5천 달러라니 누가 쓰겠느냐는 이야기가 많았거든요. 애플 말고는 안 쓸 거라고들 했죠. 애플이 아이폰 15 프로 시리즈에 쓰는 A17 프로가 3나노 공정인데, 그다음에 누가 또 3나노를 쓸까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TSMC의 3나노 생산 비중이 작년 6%에서 올해 가이던스로 15%까지 늘어난다고 했습니다. 많이 늘어났죠.
엔비디아, AMD 같은 AI 반도체 회사들이 3나노로 가는데 수율은 괜찮은가요?
수율이 좋지 않아요. 60%가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도 쓰겠다는 건, 그만큼 AI 반도체에 대한 퍼포먼스 니즈가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선단 공정으로 가면 전력 소모가 줄어서 전성비가 좋아지죠. 전성비를 위해서 기꺼이 돈을 내겠다는 겁니다. 엔비디아는 H100이 4나노, B100이 3나노인데, 1나노를 얻기 위해서 그만한 돈을 쓰는 거예요. 엔비디아는 칩을 팔면 원가의 거의 8~9배를 남기니까 가능한 이야기죠.
삼성전자도 GAA 3나노 공정을 하고 있는데 수율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보고 계세요?
걱정이 많죠. 작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갔는데, 이건 TSMC와 같은 3나노라도 성격이 달라요. TSMC가 애플의 AP를 만드는데, AP는 SoC, 즉 시스템온칩이라서 CPU, GPU, ISP가 다 들어가 설계가 굉장히 어려워요. 반면 삼성의 3나노 GAA는 비트코인 채굴 칩이에요. 채굴 칩은 설계가 상대적으로 단순하기 때문에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국내 언론에서 먼저 양산했다고 우리가 나노에서 뒤집었다고 하는데, 그건 과장된 부분이 있어요. 3나노에서 2세대가 본 게임입니다. 엑시노스 2500이나 퀄컴 스냅드래곤 같은 다음 세대 칩을 만들 때 성능을 보여 줘야 하는데, 수요를 잡는 게 굉장히 어렵습니다.
최근 업계에 파악해 보니 수율이 40% 정도 잡힌 것 같아요. 보통 그 정도 수율은 연구 단계에서 잡는 수준이고, 제조로 넘어가서 양산에서 60%를 잡으면 된다고 볼 수 있어요. 놀랍게도 파운드리 선단 공정은 수율이 60%여도 돈을 법니다. 그만큼 어렵다는 거예요. TSMC가 60%만 나와도 지금 매출이 좋게 나오는 이유죠. 메모리 쪽에서 보던 것처럼 수율 90%가 안 나오면 큰일 나는 줄 알았는데, 파운드리는 조금 다릅니다.
6. 생성형 AI 경쟁, 1등 독식 구조
글로벌 빅테크가 너도나도 생성형 AI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MS는 오픈AI와 손을 잡았고, 구글, 메타, 애플은 엔비디아와 손을 잡았어요. AMD도 가세한 상황인데요. 가장 유망하게 보고 계신 테크주는 어떤 종목인지도 궁금합니다.
모바일 사이클을 보셨잖아요. 애플 주가 차트를 보면 처음에 굉장히 가파르게 오르다가 완만해지면서 계단식으로 점프를 했어요. 보통 혁명이라고 할 만한 것들은 10년 정도 사이클이 지속되는데, 저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런 궤적을 충분히 그릴 수 있다고 봅니다.
요즘 트렌드는 1등이 다 해 먹는 세상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죠. 2등, 3등이 굉장히 힘들어요. AI는 기본적으로 빅데이터가 많으면 계속 좋아지는 선순환 구조라서 2등, 3등이 따라잡기 힘듭니다. 그래서 밸류에이션이 비싸더라도 대장주들이 더 갈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1등부터 5등까지 적당히 나눠 먹었는데, AI는 정말 무자비합니다. 독점 구조가 되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엔비디아를 추격하는 AMD 실적 발표는 좀 애매했던 것 같아요.
실적에서 중요한 건 PC와 서버, 그리고 GPU, 즉 AI 서버 쪽인데요. 지금 수요가 확실한 건 AI 서버밖에 없습니다. 서버 시장에서 AI 서버와 일반 컨벤셔널 서버가 있는데, 지금은 AI 서버, 그중에서도 최고 하이엔드 쪽만 수요가 굉장히 탄탄해요. 컨벤셔널 서버는 작년에 기저효과가 있어서 올해는 개선되겠지만, 컴퓨팅 방식이 예전과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데이터를 서버에 모아 놓고 적합한 정보를 찾아내는 게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데이터를 찾는 것보다 생성하는 쪽으로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삼성전자 DS 부문장도 작년에 클라우드 업체들이 돈이 없어서 AI 서버에 집중하고 컨벤셔널 서버를 등한시했는데, 이게 예전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컴퓨팅 방식이 바뀌었고 1등이 격차를 더 벌릴 것이라고 말했잖아요.
그럼 엔비디아와 AMD를 놓고 봤을 때 엔비디아의 상방이 여전히 더 열려 있다고 보시나요?
단기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충분히 그럴 거라고 봅니다. 요즘 흐름을 보면, 반도체 설계할 때 쓰는 EDA 툴에도 AI 기술이 너무 많이 들어가고 있어요. 머신러닝으로 기존 설계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있죠. 램리서치 같은 반도체 장비 회사도 자기들이 가진 공정 빅데이터를 장비에 넣어서 수요를 많이 끌어올렸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선점 효과가 생기는 거예요. 1등 업체가 데이터가 가장 많을 수밖에 없고, 그러면 제품 효율도 계속 높아지니까, 이제는 가격이 싼 것보다 성능과 퍼포먼스가 잘 나오는 쪽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7. 국내 반도체 종목의 부진과 대응
지금 우리나라 종목들을 보면 1월 주요 반도체 종목의 상승폭이 별로 좋지 않았어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반도체 같은 종목도 하락세입니다. AI 반도체 쪽은 실적도 괜찮았고 주가 반응도 좋았는데, 국내 반도체 종목들은 왜 하락세를 그리고 있을까요?
빅 사이클이라고 해서 계속 오르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중간에 조정도 꽤 받고요. 심하면 반토막 나는 경우도 있어요. 예전에 골디락스 경제라고 했을 때, 중국이 전 세계 자재를 빨아들이면서 조선 사이클이 엄청나게 일어났어요. 그때도 백 배 오른 종목들이 있었지만, 중간에 조정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한번 떨어진 뒤에 다시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까 AI 혁명을 믿는다면 흔들리지 말고 끌고 가는 게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려면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좋죠. 여러 종목을 섹터별로 섞어서 투자하고, 시점을 분산해서 리스크를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
시점을 분산한다는 건 분할 매수, 분할 매도를 하라는 말씀이죠?
그렇죠. 매수할 때 내가 몰빵해서 다 먹고 싶으니까 그런 욕심이 생기는데, 사람 욕심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항상 탐욕을 조심해야 해요. 주식 시장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탐욕을 조심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잘 안 되네요.
저도 잘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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