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815머니톡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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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등 K배터리 기업의 실적 개선은 미국 ESS 수요 확대와 데이터센터향 BBU 같은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부진의 공백을 ESS가 메우고 있으며, 트럼프 정부의 중국산 ESS 차단 방침으로 K배터리의 미국 ESS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매도는 단기 시장 흐름에 따른 물량이라 의미가 크지 않고, 국민연금 계정 위탁 매수 흐름을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의 LG엔솔 지분 매각 이슈는 펀더멘털과 무관하다고 보았다. 리튬 가격 약세는 셀 업체의 원가 절감 요인으로 해석했다. 유럽의 중국산 배터리 장벽 강화로 유럽에 밸류체인을 갖춘 K배터리가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각형 LFP 배터리 수요와 두산퓨얼셀 같은 연료전지 관련주도 언급됐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AI 및 2차전지 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체코 원전 시공 협상 결렬을 계기로 원전 산업의 구조적 리스크를 다뤘다. 40년간 서구 원전 건설 공백으로 생태계와 인력이 부족하고, 비용 초과 리스크 배분이 핵심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전주는 수주보다 수익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관점이다. 다만 이는 발언자의 견해이며 투자 판단은 본인이 신중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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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실적, 왜 좋은가
어제 삼성SDI가 정말 좋은 실적을 냈습니다. 서프라이즈가 나왔는데도 장 때문인지 어제는 좀 급락했습니다. 오늘 반등 움직임이 조금 있기는 합니다만, 이 실적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LG엔솔도 그렇고 삼성SDI도 실적이 생각보다 더 빨리 좋아지고 있습니다. 매출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50% 정도 증가했고, LG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실적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증가하기 시작했고, 그 배경은 미국 ESS 수요와 현재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BBU 같은 원통형 배터리입니다. 이것들이 전기차 부진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외국인 매도와 연기금 수급의 의미
어제 수급을 보면 외국인이 18만 주 넘게 매도했습니다. 외국인이 아직 2차전지에 확신이 없는 걸까요? 외국인 물량에는 진성 롱펀드 물량이 거의 없습니다.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정도를 빼면 대부분 단기간에 사고파는 물량이고, 이 물량은 시장 흐름에 따라 정해집니다. 시장이 안 좋으면 외국계 매도 물량으로 잡히죠. 그래서 외국인 매도 물량을 보며 얘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차라리 기관 매수·매도 중 국민연금 계정으로 찍히는 것들이 더 의미가 있습니다.
연기금이 장기 투자를 한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의미가 있을까요? 그런 면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국민연금 계정으로 잡히는 계좌 대부분은 위탁 계좌이고, 그 위탁 투자자들은 그렇게 장기로 보지 않습니다. 단기 이익 흐름이나 모멘텀에 민감하기 때문에, 그쪽 계정으로 단기 매수가 집중되면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LG엔솔 지분 매각과 배터리 업황
LG화학이 LG엔솔 지분을 매각한다는 이슈로 며칠 전 급락이 나왔고, 다른 배터리주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LG엔솔은 국내 셀 업체 중 생산능력(캐파)이 가장 큽니다. K배터리가 유독 좋아지는 국면이라, 예전에는 삼성SDI가 더 좋다고 말씀드렸지만 지금은 LG엔솔과 삼성SDI 모두 좋은 국면입니다. 지분 매각 같은 이슈는 펀더멘털 이슈가 아니니 이런 부분을 가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ESS 성장세와 미국 시장
ESS는 앞으로 변동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안보 이슈를 들어 중국 ESS를 차단하는 방향으로 이미 정해졌기 때문에, 이제 K배터리의 미국 ESS 점유율이 높아질 일만 남았습니다. 이미 시작됐고, 업체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던 이유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미국 시장 점유율이 70~80% 정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봅니다. 일본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한국 업체들이 점유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에 우리 업체들의 배터리 캐파 증설이 많이 이루어져 있고, 원래 전기차용으로 하려던 것을 ESS로 전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변동은 없어 보입니다.
전기차 회복과 테슬라
전기차에 대해서도 좋아지지 않겠냐는 기대가 많았는데, 이번 테슬라 실적을 보고 다들 실망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는 회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과 미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빠르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북미 전기차 시장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리비안도 어제 실적 발표에서 상당히 상회하는 실적이 나왔습니다. 이런 이유로 내년 미국 전기차 판매도 10% 이상, 약 18% 정도 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유럽은 산업 가속화법(IAA)이 중국에 대해 벽을 세우는 방향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거의 모든 섹터 중에서 배터리가 지금 가장 좋다고 할 정도로 좋은 상황입니다. 다만 시장 전체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그게 걱정입니다.
현대차 아틀라스와 로봇 수요
현대차가 아틀라스 밸류체인을 공개했고, 여기에 LG엔솔과 삼성SDI가 포함되면서 로봇 쪽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럴 겁니다. 다만 로봇에 들어가는 배터리 용량은 크지 않아서 업체 실적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머스크의 생각대로 로봇 숫자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늘어난다면, 그것은 피지컬 AI와 연동되어 공장 완전 자동화 시대로 이어질 것이고 배터리 수요도 크게 늘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시점은 2030년은 지나야 될 것 같습니다.
매수 타이밍과 AI 버블
지금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삼성SDI가 실적 서프라이즈에도 하락했는데, 지금이 매수 타이밍일까요? 결국 AI 버블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전체 시장 눈높이가 달라지고, 배터리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배터리주는 3년 다운사이클을 지나 이제 막 좋아지는 국면입니다. 따라서 배터리주에 대해서는 계속 긍정적으로 보시고, 시장이 어려우니 분할 매수로 접근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미 보유하신 분들은 시장 하락으로 주가가 빠질 수 있습니다. 다만 배터리주만 떼어 보면, AI 다운사이클이 와도 배터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습니다.
데이터센터와 ESS를 연계한 얘기가 많아서 AI 버블이 터지면 데이터센터 지연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의 주력 전력은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인데, 간헐성을 메우기 위해 ESS가 많이 장착되고 있습니다. 최종 수요처가 AI인 것이죠. 신규 발전 설비의 대부분이 재생에너지로 흘러가는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ESS 수요는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그만큼 가시성이 높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소재주와 셀주 선호
리튬 가격 상승 등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고 있는데, 소재주와 셀주 중 어디가 더 날카로울까요? 지금은 K배터리 전체 실적이 늘어나는 국면이라 차별이 크지 않습니다. 둘 다 좋습니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면 셀 업체, 단기 변동성은 크지만 초과수익을 원하는 위험 선호형 투자자라면 소재나 부품 쪽이 맞습니다.
에코프로 대형 계약과 유럽 시장
에코프로가 K양극재로 중국 배터리사와 1조 이상 빅딜을 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원래 예정된 수준으로 가는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유럽은 중국으로부터 장벽을 쌓고 있습니다. 산업 가속화법, 핵심 원자재법 등을 통해 중국에서 소재나 부품을 가져와 유럽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그러면 유럽 내에서 소재와 부품을 조달해야 합니다. 가장 핵심 소재가 양극재인데, 현재 우리 양극재 업체 중 헝가리 공장이 가동 중인 곳은 에코프로비엠뿐입니다. 유럽에 진출한 중국 셀 업체들과 협상 중이고, 이런 흐름은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유럽에 공장을 이미 진출한 셀 업체나 소재 업체에는 앞으로 호재가 나올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에 점유율을 계속 뺏겨서, 유럽 전기차 시장이 좋았는데도 우리에게 영향이 오지 않았습니다. 이제 중국산 하이브리드에 쿼터제를 적용했고, IAA 같은 제도들이 연말연초에 확정될 예정이라 유럽 내 밸류체인을 이미 형성한 K배터리에 훨씬 유리해집니다.
리튬 가격 흐름
리튬 가격은 최근 약세입니다. 중국 시장이 안 좋고, 중국 전기차 판매도 예상보다 훨씬 부진하기 때문입니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워낙 크다 보니 리튬 가격에 영향을 줍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 배터리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다고 봐야 합니다. 셀 업체 입장에서는 리튬 가격이 낮아지면 원가가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지금 국면에서는 리튬 가격으로 배터리 업체 주가를 재단하는 것은 의미가 별로 없습니다. 예전에 중국 탄산리튬 가격이 오르면 배터리 업체에 좋다고 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세계 수요의 50~60%를 차지하는 중국 수요가 좋지 않아서 가격 상승에 한계가 있습니다. 싼 원가를 쓰는 배터리 업체에는 수요가 조금 더 늘 여지도 있고 원가가 절약될 여지도 있어서 오히려 약간 플러스 효과가 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각형 LFP 배터리 밸류체인
LFP 배터리의 중요성은 많이 얘기됐지만, 지금 다시 봐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요? ESS는 대부분 LFP로 만들어지고, 특히 각형 모듈 타입으로 컨테이너 박스 같은 곳에 들어갑니다. 지금 가장 수요가 뜨거운 것이 각형 LFP 배터리입니다. 삼성SDI가 지금 조금 더 좋은 이유도 그것입니다. 각형을 그동안 생산한 업체가 SDI밖에 없었습니다. LG도 각형 LFP를 납품해야 해서 밸류체인을 형성하며 상용화를 시작했습니다. 관련 업체들이 좋은데, 아직은 셀 업체 중 삼성SDI만 조금 더 좋다는 이유로 주가가 차별화되어 있고, 밑단 각형 LFP 부품 업체들은 주가 상승이 의미 있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내년부터 미국 ESS 시장 점유율이 본격적으로 뛰어오르기 때문에, 갈수록 그 효과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미국 중간선거와 2차전지
2차전지와 신재생 쪽이 미국 중간선거에 따라 흔들리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장악하느냐에 따라 움직임 예상이 어렵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민주당이 장악하면 그린 산업 전체가 좋아졌습니다. 이번에도 그 전제는 바뀌지 않습니다. 문제는 지금 장의 성격이 완전히 AI 장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반도체 실적 규모가 워낙 커서, 배터리가 좋아진다고 해도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장은 미국 중간선거가 AI에 미치는 영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가져가면 AI에는 좋지 않습니다. AI가 여기서 붕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속도는 늦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가 AI에 힘을 실어 준 장본인이라, 법적으로 뭔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민주당 내에도 AI를 견제해야 한다는 의원이 많습니다. 그러면 시장 전체가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배터리에 대해 아무리 좋은 전망을 해도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시장이 가장 좋아하는 선택은 상원은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이 가져가는 것입니다. 하원에서는 예산을 가지고 있어서 공화당과 협의할 수 있고, 공화당이 망쳐 놓은 정책 중 일부가 보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상원은 인명권 같은 것이 있어서, 트럼프가 후임 장관을 임명할 때 딴지를 걸 수 있습니다. 시장은 이 조합을 가장 좋아할 것입니다. 다만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민주당 쪽으로 넘어갈 확률이 높아지고 있어서 지켜봐야 합니다.
수소 연료전지와 두산퓨얼셀
신재생 에너지 중 수소에 주목하시는데, 수소 자체보다는 두산퓨얼셀 같은 연료전지 회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료전지는 블룸에너지 때문에 각광을 많이 받았습니다. 블룸에너지는 시가총액이 한때 100조 원을 훌쩍 넘었고, 최근 조정을 받았지만 대략 70~80조 원 정도입니다. 수십 배가 오른 셈입니다. 그런데 미국 연료전지는 최종적으로 수소를 쓰긴 하지만, 가스를 가지고 쓰는 방식입니다. 가스 스토리 중 하나입니다. 연료전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 가스 발전 터빈을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가스 발전소는 건설에 3~5년씩 걸리는데, 연료전지는 가스로 수소를 개질해 쓰므로 한 단계를 더 거치기 때문에 비용은 비싸지만 6개월 정도면 건설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블룸에너지의 수주 잔고가 급증했고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두산퓨얼셀도 최근 미국 진출을 확정하면서 미국 데이터센터용 연료전지 회사로 평가받을 수 있는 국면까지 올라왔습니다. 이 분야는 AI 데이터센터와 완전히 연계된 사업이라, AI 업황에 따라 주가가 오르내릴 것입니다. 시가총액을 비교하면 두산퓨얼셀은 2조 원 근처이고, 블룸에너지는 70~100조 원 규모입니다. 미국 스토리가 막 시작된 단계입니다. 이것이 누적되어 블룸에너지와 실제로 경쟁 구도가 된다고 가정하면, 지금의 시가총액은 많이 싼 종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체코 원전 시공 협상 결렬과 원전주
체코 원전 시공 협상이 결렬되어 한수원이 새로운 시공사를 찾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제가 작년 8월에 "원전 르네상스는 없다"는 보고서를 썼습니다. 그때 굉장히 많은 비난을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미국 원전 관련주가 최고 상단에 있었고, 두산에너빌리티 등 원전주도 너무 뜨거웠습니다. 그런데 제가 역풍을 맞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보고서 이후에도 주가는 흔들리지 않았지만, 9월경 대부분 피크를 쳤습니다. 제가 그때 얘기한 논리는 이것입니다. 원전 산업은 근본적으로 장밋빛이 아닙니다. 시장이 좋다는 것은 축적되며 이루어져야 하는데, 지난 40년간 미국과 유럽에서는 원전 건설이 거의 없었습니다. 미국은 세 기, 유럽은 두 기만 완공됐습니다. 생태계가 망가져 있다는 뜻입니다.
이번 체코 원전도 생태계가 없는 상태에서 K원전이 가서 해 주겠다는 의도로 수출 계약이 됐습니다. 그곳에는 인력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뭔가를 해 주려면 비용이 굉장히 높아집니다. 처음 계약할 때 비용이 올라가면 단가도 올라가도록 계약했다면 지금 같은 사태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수원 같은 발주처가 EPC 업체에 "단가를 더 못 준다, 깎아라"라고 하면, 시공 업체 입장에서는 조 단위 적자가 날 수 있습니다. 회사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체코만의 이슈가 아닙니다. 다른 것도 비슷할 것입니다. 폴란드의 웨스팅하우스와 폴란드 원전 사업도 조금씩 늦어지고 있습니다. 비용 초과 리스크를 누가 얼마나 질 것이냐가 문제입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웨스팅하우스와 아레바는 각각 선진 원전 시장의 모태였는데, 두 회사 모두 부도가 났습니다. 웨스팅하우스는 파산 보호 신청 후 도시바에 인수되었다가 브룩필드와 카메코 쪽으로 넘어갔고, 아레바는 파산 직전 프랑스 EDF를 통해 국유화되었습니다. 원전 시공 과정에서 비용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가 2050년까지 미국에 원전 400기를 추가하겠다고 했는데, 이 말은 다소 과장되었습니다. 4년 임기 안에 가능성이 별로 없습니다. 물론 많은 행정명령을 내고 정부 대출을 늘리면서 원전 산업을 부흥시키려는 스탠스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원전 산업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인력입니다. 40년간 일감이 없었는데 인력이 남아 있겠습니까? 그 공백을 한국 원전 업체들이 인력을 싹 끌고 가서 메울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UAE 원전은 우리가 지었는데, 처음 계획보다 공기가 늘어졌습니다. 그러나 UAE는 특수한 상황이었습니다. 사막 한복판에 짓는 프로젝트라 소규모 미니 신도시처럼 아파트를 지어 기술 인력이 상주할 기숙사를 마련했고, 동남아의 저가 건설 인력이 들어와 공사를 했습니다. 유럽과 미국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어려움이 있는 것입니다.
체코 원전은 한국에서 짓는 원전과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원자로가 이중 격납 구조입니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또 수소 폭발을 막기 위해 코어캐처라는 부품이 들어가야 하는데, 굉장히 비싼 부품입니다. 원자로 출력 변동을 가능하게 하는 설계도 필요합니다. 우리는 바닷물을 끌어 쓰지만, 체코는 강물을 끌어 쓰므로 냉각탑이 어마어마하게 커야 합니다. 완전히 다른 설계를 유럽이라는 국가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받은 수주액이 충분치 않아 보입니다. 리스크를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앞으로 이것은 대우건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문제일 것입니다. 누가 계약하든, 계약 조항을 라인바이라인으로 상세하게 해서 리스크를 해제할 수 있는 상태라면 들어가시고, 그렇지 않다면 리스크를 지고 사업을 할 수밖에 없는 국면입니다.
공사 난이도가 너무 높습니다. 획기적인 신공법이 나오지 않는 한 큰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지난 30년간 유럽에서 건설된 원전은 단 하나도 대규모로 지연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대부분 계획보다 두 배, 세 배 비용이 높아졌습니다. K원전이라 잘할 수 있다고 해도, APR1400을 들고 가더라도 일정 수준 지연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이번 유럽 원전은 APR1400이 아니라 유럽형으로 개량한 것인데, 그것은 설계에만 존재하는 것이라 실행에 상당한 난관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원전주는 수주를 따 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남는 장사여야 합니다. 미국의 SMR 관련주와 원전주는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작년 9월을 기점으로 많이 빠졌고, 대부분 1/10토막 혹은 1/3토막이 났습니다. 펀더멘털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산업이라면 그 정도 주가 하락은 나오면 안 됩니다. 우리가 뭔가를 잘못 보고 있지 않느냐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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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병화 이사님과 말씀 나눠 보니, 우리가 확고하게 믿었던 것들을 다시 한번 의심하고 철저하게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병화 이사님,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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