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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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제는 독일 국회 수입 감소·경기 사이클 악화로 어려우며, 재정동맹 등 근본 과제가 진전되지 않아 제자리걸음이라는 진단. 독일 경기는 중국 경제에 의존적이어서 중국 수입 감소 시 독일 경제도 나빠질 수 있다고 봄. 일본은 90년대 디플레이션 이후 아베노믹스 성과가 엇갈리며, 최근 엔화 약세와 함께 장기 침체 우려가 제기됨. 일본 엔화는 해외투자 수요로 유지되는 측면이 있음.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의 약 절반이 증권투자(국민연금·기업 해외투자)로 해외에 나가고 있어 90년대 일본과 유사한 구조. 원화 환율 하락 압력이 억제되는 현상이 나타나며, 국내 주식시장의 장기 부진(2001년 이후 박스권)으로 해외투자 유인이 커졌다고 분석. 국민연금·펀드매니저 등 자산운용자에게 해외투자 자금의 출처(국민 땀의 흑자)를 인식하고 사명감을 가질 것을 당부. 과거 해외투자 실패 사례(세계 주가 폭락)를 언급하며, 현재가 해외투자를 고려할 시기라는 취지의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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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일 국회 수입이 0.7% 떨어졌습니다. 독일 경제가 왜 이렇게 어려워졌느냐 하면, 우리가 제일 먼저 떠올리는 자동차, 그리고 세계로 수출하는 제품들이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경기는 이렇게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사이클이 반복됩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자동차도 바꾸고 가전제품도 사지만, 경기가 나빠지면 자동차나 가전 같은 것을 잘 사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세계 경제가 연계된 사이클 속에서는 좋을 때 더 좋을 수 있고, 그 다음에 나쁘면 더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세계 역의 사이클이 나빠지면서 독일 같은 나라의 수입이 더 떨어진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유럽 경제를 보면 제 생각에는 포장되지 않은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리는 느낌이 듭니다. 상당히 불안하죠. 유럽 경제의 최종 목표는 미합중국처럼 재정 동맹을 이루어 공동 국방, 공동 조세까지 가는 것입니다. 지금은 통화 면에서만 단일 통화인 유로를 쓰고 있을 뿐입니다. 거기까지 가려면 상당히 시간이 걸립니다. 유럽 재무장관들이 모여 논의를 많이 하지만, 제가 보기엔 답답한 면이 있습니다. 의견도 분분하고, 실제 행동이 없습니다. 통화 통합에서 재정 통합까지 가야 유럽이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데, 지금은 계속 울퉁불퉁한 길을 제자리걸음 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는 '그렉시트(그리스 유로존 탈퇴)'라는 단어가 많이 나왔습니다. 내년에 미국 경제와 중국 경제가 어려워지면 유럽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내년에는 이런 단어들이 또 나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유럽 경제를 제자리걸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독일 경제가 중국에 많이 의존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분도 있습니다. 중국 상황이 좋아지지 않으면 독일 경제도 쉽게 좋아지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중국이 수입을 줄일 수밖에 없으니, 독일 경제가 나빠지면 중국 경제도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0월에 소비세 인상이 있었고, 많은 분들이 일본 경제 상황이 나빠질 거라고 우려했습니다. 일본 경제는 1990년대 디플레이션을 겪었습니다. 그 원인은 직접적으로는 미국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85년 9월 플라자 합의로 엔화 가치가 48% 올랐습니다. 그러자 일본 수출 기업들이 아우성을 쳤고, 일본 중앙은행은 돈을 많이 풀었습니다. 그 결과 일본에 자산 거품이 생겼고, 거품이 꺼지면서 장기 침체에 빠졌습니다.
2012년 아베노믹스로 물가를 2%까지 끌어올리려 했고, 그래서 최근 일본 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디플레이션은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물가는 정체 상태입니다. 소비세 인상 효과도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세금이 오른다는 소식에 미리 소비를 해서 소비가 앞당겨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은 미국보다 훨씬 많이 돈을 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엔달러 환율이 124엔에서 108엔까지 떨어졌고, 계속 일본이 돈을 많이 풀면 엔화는 약세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이런 측면을 볼 때 일본 수출도 어렵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내년 상반기에 아베노믹스가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올 수 있고,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본 엔화는 경제가 어렵고 위기가 많은데도 가치가 유지되는 편입니다. 해외 투자 자산이 워낙 많아서, 해외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엔화를 팔아 달러를 사는 수요가 계속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도 안정적인 외환 관리를 위해 달러를 보유하는 것보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맞는 말입니다.
일본은 1990년대 장기 침체 이후 소비와 기업 투자가 줄어들면서 저축률이 투자보다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경상수지 흑자가 나고, 이것이 해외 금융 투자로 나갑니다. 일본 사람들은 경상수지 흑자를 계속 해외에 투자해 왔는데, 글로벌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자기 돈이 최고라며 해외 증권 투자를 거둬들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글로벌 위험이 커지면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입니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도 엄청납니다. 올해 1~9월 경상수지 흑자는 410억 5천만 달러입니다. 이 중 거의 절반인 약 209억 달러가 증권 투자 등 해외 금융자산 투자로 나갔습니다. 절반 정도는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 즉 해외 기업 인수이고, 나머지 절반 정도는 국민연금 등 기관의 해외 자산 투자입니다. 1990년대 일본과 똑같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저는 국민연금이나 대형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에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해외 증권 투자에 쓰는 돈이 어떤 돈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이 돈은 경상수지, 무역수지 흑자로 벌어들인 돈입니다. 우리 국민과 기업들이 땀 흘려 물건을 만들어 수출해서 번 돈입니다. 그러니 사명감을 가지고 운용해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것은 환율과도 중요한 관계가 있습니다. 경상수지 흑자가 GDP 대비 4~7%로 많이 나면 달러 공급이 늘어나 원화 환율이 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경상수지 흑자가 많이 나는데도 환율이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흑자로 들어온 달러가 해외 증권 투자로 다시 나가 버리기 때문입니다. 즉 달러 공급이 있어도 달러 수요가 같이 있으니 환율이 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 현상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그 돈이 국내에서 투자되고 우리 주식을 사면, 기업 투자가 늘고 자산가격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돈이 해외로 나가는 이유가 있습니다. 국내에서 투자해서는 기대 수익이 높지 않습니다. 한국 주식시장은 2001년 이후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해 왔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지쳐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돈들은 결국 한국 주식시장보다는 앞으로 상대적으로 좋은 국가로 계속 이동할 것입니다. 옛날에 한 증권사가 해외 투자를 많이 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현대차가 수출해서 벌어들인 돈보다 금융자산 투자로 더 많이 불리려 했지만, 그때는 한번 실패했습니다. 세계 주가가 폭락하면서 손실을 봤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런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지금 해외 투자를 조심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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