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태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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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토큰화를 버스 회수권(제한된 생태계 쿠폰, 대부분 실패)과 헌혈증서(피 뽑아 만든 자산, 실사용 가치)로 비유해 설명한다. 비트코인은 헌혈증서에 가깝다고 주장하며, 화폐는 강한 것으로 쏠리는 '중력'이 있어 남들이 선택하는 코인을 고르라고 권한다. 메타버스의 금융 권리도 블록체인이 핵심이 될 것이라 본다.
다듬은 글
자본의 미스터리와 블록체인 토큰의 본질
네. 제가 앞서 권해 드린 『자본의 미스터리』라는 책도 그렇고, 이것이 비트코인 현상을 이해하고 블록체인의 토큰화 현상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께 쉽게 풀어서 설명드리려고 하는데, 두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하나는 버스 회수권이고, 다른 하나는 헌혈 증서입니다. 이 둘을 통해 토큰화 현상에 접근해 보겠습니다.
버스 회수권이라는 아이디어
버스 회수권은 지금의 아이들은 전혀 모르는 물건입니다. 버스 운송 조합에서 학생들에게 할인을 해 주려면 일일이 학생증을 확인해야 하는데, 당시에는 교복이 있었어도 학생증을 하나하나 확인하기가 번거로웠습니다. 그래서 학교 매점이나 파는 곳을 통해 회수권을 유통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껄렁껄렁한 아이들이 짤짤이 같은 도박을 할 때 이 회수권이 돈처럼 쓰였습니다. 할인된 학생들은 그것이 할인 물건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정확히 알고 쓰는 거죠.
제가 보기에 ICO와 토큰화를 이 회수권적 아이디어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한된 생태계를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만 버스 회수권처럼 쓰이게 하면 회수권에 가치가 생기니 미리 팔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프리세일, 즉 ICO입니다.
회수권 아이디어의 한계
여러분, 생각해 보세요. 만약 그 생태계가 정말 가치가 있다면 굳이 그 회수권을 살 필요가 없습니다. 비자나 마스터카드로도 결제되고,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으로도 결제될 겁니다. 결국 누구나 원하는, 유통력이 강한 화폐가 쓰이게 됩니다. 실제로 버스 회수권은 사라졌습니다. 할인 카드로 얼마든지 식별할 수 있으니 그 문화 자체가 없어진 겁니다.
그런데 제가 사업 제안을 하러 다니다 보면, 블록체인에 흥미를 갖고 들여다볼 때 대부분 빠져드는 아이디어의 무덤이 바로 이 버스 회수권 아이디어입니다. ICO 프로젝트 열 개 중 아홉 개는 회수권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제한된 생태계를 만들고, 거기서만 쓰는 쿠폰을 만들어 유통하겠다는 거죠. 지금도 그런 것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도지코인을 옹호하는 분들은 일론 머스크가 이것을 우주 여행에 쓰겠다고 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우주 여행이 정말 가치가 있다면, 왜 굳이 도지를 써야 하느냐는 질문이 가능합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도 받으면 되죠. 장사하는 사람은 가치만 있으면 어떤 수단이든 상관없습니다. 꼭 도지여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화폐 현상의 본질: 중력
사실 화폐 현상은 블록체인과 상관없는, 인문학적인 현상입니다. 화폐는 강한 것으로 쏠리게 되어 있습니다. 중력이죠. 그래서 내가 인정하는 것보다 다른 누군가가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카불 이야기, 아프가니스탄 이야기를 할 때 제가 여러분에게 물었습니다. 절박한 상황에서 내가 좋아하는 코인을 고를 수 있다면 무엇을 고르겠느냐고요. 대부분 남들이 많이 선택한 비트코인을 골랐습니다. 불안한 상황에서 고민할 때는 남들이 선택하는 걸 선택하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화폐 현상의 본질입니다. 남들이 잡아주는 동아줄을 잡는 거죠. 그게 튼튼하니까요. 그래서 사용처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짜는 건 난센스입니다. 화폐 현상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헌혈 증서: 블록체인 토큰화의 진짜 혁명
그러면 블록체인이 토큰화하는 것이 왜 혁명일까요? 헌혈 증서를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헌혈 증서는 어떻게 얻습니까? 피를 뽑아서 얻습니다. 그런데 헌혈 증서는 가치가 있습니다. 명예로 주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위급한 상황이 되면 그 헌혈 증서를 제시해서 같은 양의 피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을 통해서요. 헌혈 증서 뒤에도 그렇게 적혀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거나, 글로벌하게 유동화되지 못했던 생산물들이 있습니다. 자본화나 자산화가 가능한 것들이죠. 헌혈 증서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지금까지 자산화되지 않았던 것들, 자산이라고 인식은 하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것들, 화폐적 거래 대상이 되지 않았던 것들을 거래 대상으로 만들 수 있는 겁니다. 지난번에 제가 비행기 마일리지나 커피 쿠폰 이야기를 했던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헌혈 증서는 명확합니다. 돈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피를 뽑아서 만들어집니다. 그러니 사실 어디에 쓰느냐보다 어떻게 만들어졌느냐에 더 강조점이 있습니다. 어떻게 쓰느냐에 자꾸 초점을 맞추면 생태계를 굉장히 제한하게 됩니다. 생태계를 제한하는 것은 블록체인이 가져온 혁명과 정반대로 가는 겁니다. 이해가 되십니까? 하지만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생각하면 생각이 완전히 바뀝니다. 그것을 어떻게 쓰는지는 상관이 없어요. 대한항공 마일리지도 비행기를 많이 타서 만들어지는데, 그것이 화폐적으로 쓰이잖아요. 채무가 도박 자금으로 쓰인다는 말은 채소도 사 먹을 수 있고 레스토랑에서도 결제된다는 뜻입니다. 화폐이기 때문이죠. 그러니 방향을 거꾸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자본과 메타버스
이 책은 자본에 대한 이야기인데, 사람들은 자본을 잘 모릅니다. 화폐 현상과 자본 현상은 굉장히 중요한데,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들도 자본 개념이 잘 없습니다. 메몰원가처럼 쉽게 치부하고 넘어가는 것들이 자본에서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자본이나 화폐를 평가할 때 모형에서는 이런 메몰원가가 반영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보십시오. 우리처럼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언제든 집을 팔 수 있고, 땅을 사면 적당한 행정 절차를 거쳐 원하는 용도로 쓸 수 있는 사회에 속한 사람은 극히 적습니다. 대부분은 땅을 사더라도 누구에게 사야 할지 모르고, 샀다 해도 거기에 공장을 지으려면 합법적으로 17년, 20년이 걸립니다. 그런 사회에는 공장도 집도 없어야 할 텐데, 실제로는 공장도 있고 집도 다 있습니다. 모두 비법적으로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정상적인 경제보다 더 큰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다 매매가 됩니다. 헌혈 증서와 비슷합니다. 매매가 안 될 것 같은데 다 매매가 되고 있습니다. 1차 집단이나 같은 마을 안에서 매매가 되는 거죠.
이런 것들을 비탈릭 부테린이 생각하는 메타버스로 옮겨 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제가 지난번에 장부로부터 시작한다고 설명드렸습니다. 메타버스는 이미 1년 전부터 운영되고 있었다고 해도 좋습니다. 지금의 여러 기술과 만나서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인 것까지 결합된 환상적인 메타버스가 만들어질 거라고 저는 봅니다. 결국 메타버스 세계를 움직이는 것도 권리일 텐데, 그 권리는 결국 금융이 될 것이고, 금융은 이중지불과 이중 보증을 막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과 결합해야 합니다. 그래서 메타버스의 핵심도 블록체인이 될 것입니다. 민간 기업과 개미들이 만들어 낸 새로운 지구이고, 그 지구는 현실 국가보다 훨씬 더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비탈릭도 그걸 보고 있고, 저도 보고 있고, 제가 사업하는 방향도 그것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코인은 어디에 속하는가
여러분이 좋아하는 코인들이 있을 겁니다. 비트코인 얘기만 하지 말고, 여러분이 원하는 코인 이야기도 해 보세요.
비트코인은 헌혈 증서에 가까울까요, 아니면 회수권에 가까울까요? 답이 나왔습니다. 헌혈 증서 맞습니다. 비트코인은 남는 전기로 만들어집니다. 비트코인은 헌혈 증서입니다.
이더리움은 헌혈 증서에 가까울까요, 회수권에 가까울까요? 제가 답은 하지 않겠습니다.
리플(XRP)은 회수권에 가깝습니까, 헌혈 증서에 가깝습니까? 도지코인은 아까 지나가면서 얘기했지만, 또 다른 성격도 있으니 여러분이 한번 생각해 보세요. 도지는 회수권입니까, 헌혈 증서입니까?
제가 지금 굉장히 단순화해서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헌혈 증서와 회수권이라는 두 개의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 폭력적일 수 있습니다. ICO 백서를 50개, 60개씩 말고 딱 하나만 무작위로 골라서 읽어 보세요. 헌혈 증서인지 회수권인지 답이 나올 겁니다. 대부분은 회수권입니다. 다 회수권이에요.
여러분은 안목을 키우셔야 합니다. 지금은 혼란기이고 초기이기 때문에 이것도 될 것 같고 저것도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생태계를 만들면 그 안에서 될 것 같은데, 거기서 답을 찾지 마시고 전통적인 것에서 찾으셔야 합니다. 우리가 놓쳤던 것들, 헌혈 증서처럼 놓쳤던 것들이 블록체인과 만나면 굉장히 매력적인 자산이 됩니다. 일천 관계를 넘어 거래가 되기 시작하고, 그것이 돈으로 쓰입니다. 그런 것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있고, 눈을 돌려 보면 시장 경제가 행정력의 뒷받침을 받지 못해 모든 것이 합법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나라들에서는 토지나 권리로 볼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블록체인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블록체인이 대단한 겁니다.
여러분, 머릿속으로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생각하는 그 코인, 내가 봤던 그 아이디어가 과연 버스 회수권을 만들려는 것입니까, 헌혈 증서를 유통시키려는 것입니까? 이 둘은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굉장히 중요한 갈림길입니다. 처음 아이디어를 딱 바라보실 때 이 점을 꼭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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