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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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상환과 투자 중 선택은 금리와 투자 가능 기간에 달려 있다. 금리가 5~6% 이상으로 고금리이고 여유가 있다면 조기 상환이 최선이다. 반대로 2~3%대 고정금리 장기 대출이라면 굳이 갚을 이유가 적다. 투자를 하려면 최소 10년 정도 투자 기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한 해 단위로는 손실이 날 수 있으나 10년 단위로 보면 복리 수익이 나기 때문이다. 발표자가 운용하는 포트폴리오는 2000년 이후 11년간 마이너스 수익이 없었고 최고 12%, 최저 0% 수준이었다. 자산 구성은 주식 25%(한국 12.5%, 미국 12.5%), 채권 40%(한국 20%, 미국 20%), 나머지는 금과 현금성 자산이다. 주식 비중이 폭락으로 줄면 현금성 자산으로 주식을 사고, 채권 가격이 폭락하면 현금으로 채권을 매수하는 식의 리밸런싱을 강조한다. 이 포트폴리오를 활용하면 대출을 레버리지로 삼아 추가 수익을 노릴 수 있다. 다만 차입금이 과도하지 않아야 하고, 만기 전에 상환 요구가 와도 버틸 수 있는 장기 대출이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장기 대출과 충분한 투자 기간이 있다면 빚을 갚기보다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다듬은 글
첫 번째 조건은 차입금 금리입니다. 금리가 너무 높으면 안 됩니다. 두 번째 조건은 충분히 긴 기간 동안 돈을 빌릴 수 있는 분들에게만 적합한 전략이라는 점입니다. 안녕하세요, 박사님. 저는 집을 샀기 때문에 35년짜리 주택담보대출을 가진 50대 중반의 직장인입니다. 요즘은 투자를 안 하면 바로 거지가 된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저는 나이도 있고 빚도 있어서, 수입을 빚 갚는 데 주력해야 할까요, 아니면 빚은 천천히 갚으면서 투자도 해야 할까요. 금리가 아직 낮고 적정 부분 투자를 하는 것이 맞을 것 같기도 한데, 박사님께 조언을 구해봅니다.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께는 "그냥 이렇게 하면 된다"고 단답형으로 말씀드릴 수가 없고, 두 가지 조건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첫 번째 포인트는 금리입니다. 예를 들어 2010년 전후에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으셨던 분들은 금리가 5%에서 8%까지 있었습니다. 이 정도 고금리를 부담하고 계신다면, 능력이 된다면 조기 상환이 최선이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서 낼 수 있는 기대 수익률은 연 6% 정도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보다 더 높거나 그 정도 금리를 부담하면서 투자를 하고 있다면, 빚을 최대한 줄여서 대출을 빨리 갚는 것 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반대로 최근에 대출을 받아서 금리가 2%대 고정금리 장기 대출이고, 금리 수준이 2~3%라면 꼭 갚을 이유가 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두 번째 문제는 앞으로 직장생활을 얼마나 할 수 있는가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나이가 제 또래라면 정년이 꽤 가까운 것으로 보입니다. 몇 년 내에 다 갚아야 한다면, 또는 퇴직금을 받아서 갚는다는 식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래도 10년 정도는 투자를 해볼 수 있다면, 저는 상환보다는 투자 쪽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정리하면 두 가지입니다. 첫째, 금리 수준이 우리가 목표로 하는 운용 성과인 5~6%보다 높아야 합니다. 둘째, 장기 투자를 해야 성과가 납니다. 한 해 한 해만 놓고 보면 실패하는 해도 있지만, 10년을 놓고 보면 복리 수익이 나옵니다. 따라서 앞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간이 적어도 10년은 되어야 합니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한다면 저는 빚을 갚기보다 투자를 하시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씀하시냐고 물으시는 분들께 차트를 보여드리겠습니다. 화면에 나온 것이 제가 지금 운영하고 있는 포트폴리오입니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약 20여 년에 걸친 기간 동안 단 한 차례도 마이너스로 간 적이 없습니다. 가장 높았던 성과는 12%였고, 가장 부진했던 때가 0%였습니다. 그런데 투자를 시작하자마자 0%가 되면 멘붕이 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연 6% 성과라고 했는데 투자하자마자 0%가 나올 수도 있으니, 이게 확률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아까 두 가지 전제를 말씀드린 것입니다. 손실을 견딜 수 있는가, 그리고 충분히 오래 버틸 수 있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그런 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첫째, 전체 자산의 4분의 1 정도는 주식에 넣으세요. 주식에 넣을 때도 분산해야 합니다. 한국 주식 12.5%, 미국 주식 12.5%를 추천합니다. 지금 많이 올랐으니 조심해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다만 이것은 리밸런싱을 각오한 운용입니다. 어느 날 25%를 넣어 놨는데 주가가 폭락해서 15%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작년 이맘때 코스피도 붕괴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는 현금성 자산을 10~15% 팔아서 그 돈으로 폭락한 주식을 사는 저수지를 만들어 두면 됩니다.
둘째, 전체 자산의 40%는 채권에 투자하세요. 한국 채권 20%, 미국 채권 20%입니다. 지난 3월처럼 미국 금리가 급등해서 미국 채권이 겁날 때도 현금성 자산을 빼서 폭락한 미국 국채를 싸게 사는 것입니다. 4개월이 지난 지금 어떤가요. 미국 국채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가격은 반대로 올랐습니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은 올라갑니다. 그래서 지금은 수익을 실현하면서 다시 현금성 자산을 늘리는 중일 겁니다.
이렇게 가격이 많이 오른 자산은 일부 팔고, 많이 폭락한 자산에 돈을 넣는 리밸런싱을 통해 목표 비중을 맞춰 나가면, 불황이든 호황이든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포트폴리오의 특징은 주식 4분의 1, 채권 40%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금이나 현금성 자산에 두어서 경제에 어떤 충격이 올 때마다 수익이 좋아지도록 한 것입니다. 참고로 제가 예전에 썼던 국민연금 포트폴리오도 이것과 비슷합니다. 지금은 주식 비중을 점점 늘려 나가고 있는데, 제가 회사를 그만두거나 그 시절 포트폴리오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한 나라 국민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직접 운영해 보신다면 좋겠습니다.
정리하자면, 빚을 내고 그 빚이 10년 동안 안 갚아도 되고, 안정적이며 적어도 금리가 낮다는 조건에 부합한다면, 빚을 갚기보다 그 돈으로 이렇게 안정적 자산을 운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여기에는 레버리지 효과가 생깁니다. 돈을 빌려 투자하면 성과가 그 빌린 돈만큼 커져서, 없던 돈을 빌려 쓴 덕에 두 배, 세 배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저희는 지렛대 효과라고 부릅니다. 아르키메데스가 "나에게 충분히 긴 지렛대를 준다면 지구도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을 만큼, 지렛대는 굉장히 큰 힘을 발휘합니다. 다만 지렛대 효과를 누리려면 두 가지 조건을 잊으면 안 됩니다. 첫째, 차입금 금리가 너무 높으면 안 됩니다. 둘째, 언제 갑자기 상환을 요구받을지 모릅니다. 투자 성과가 안 좋은 타이밍에 만기가 되어 돈을 돌려달라고 하면, 지금까지의 운용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긴 기간 동안 돈을 빌릴 수 있는 분들에게만 적합한 전략입니다.
이 질문을 주신 분이 앞으로 10년 동안 열심히 투자하시고, 저축한 돈이 큰 성과로 돌아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금까지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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